젊은 재능 맞바꾼 PHI-DET, 트레이드 승자는?[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트레이드의 승자는 누가 될까.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는 1월 8일(한국시간)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디트로이트는 필라델피아로 마무리 투수인 좌완 그레고리 소토와 1루수 코디 클레멘스를 보냈고 필라델피아는 디트로이트로 내야수 닉 메이튼, 외야수 맷 비어링, 포수 도니 샌즈를 보냈다.
양팀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다. 당장 우승에 도전할 의사가 있는 필라델피아는 벤치에 앉는 시간이 많거나 마이너리그를 오갈 것으로 보이는 자원들을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해 뒷문을 보강했다. 반면 아직은 가을 티켓에 대한 확신이 없는 디트로이트는 제시할 수 있는 최고의 '즉시 전력감'을 카드로 활용해 여러 포지션을 보강했다.
필라델피아는 뒷문이 걱정이었다. 지난해 여러 투수들에게 뒷문을 맡겼다. 마무리 투수를 맡은 선수가 여러명이었다는 것은 곧 시즌 내내 확실하게 믿음을 준 투수가 없었다는 의미다. 그리고 코리 크네블, 데이빗 로버슨, 브래드 핸드 등 지난해 마무리를 맡았던 여러 베테랑들이 팀을 떠났다. 세란토니 도밍게즈와 호세 알바라도가 남아있지만 셋업맨이 더 어울리는 선수들. 필라델피아는 FA 시장에서 크랙 킴브렐을 품었지만 킴브렐은 더이상 예전의 그가 아니다.
결국 마무리 후보가 셋이나 있음에도 뒷문에 대한 우려를 떨쳐내지 못한 필라델피아는 2021-2022시즌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된 소토를 선택했다. 지난해 30세이브를 거둔 소토는 2025시즌까지 서비스타임이 이어지는 선수. 향후 3년 동안 기용이 가능한 자원이다. 단년 계약으로 합류한 킴브렐이 내년에 떠나더라도 불펜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는 선택지였다.
아직 전력을 모으고 있는 디트로이트는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보다는 여러 명의 재능있는 선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2년 연속 올스타에 선정됐고 서비스타임이 3년이나 남아있는 1995년생 젊은 마무리를 포기했지만 안방과 내야, 외야에 각 1명씩 젊고 재능있는 선수들을 품었다.
1997년생 우투좌타 메이튼은 2021시즌 데뷔해 빅리그에서 2년을 뛰었다. 통산 86경기에서 .254/.330/.434 7홈런 31타점 2도루를 기록했다. 아주 정교한 타자도, 대단한 거포도 아니지만 정교함과 선구안, 장타력 모두 준수한 선수다. 2022시즌에는 비록 35경기 출전에 그쳤지만 OPS 0.855를 기록하며 생산성을 보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앙 내야수 출신으로 내외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높은 활용도가 강점이다.
1996년생 비어링은 굉장히 빠른 발을 가진 중견수다. 리그 최상위권의 주력을 가졌고 어깨도 강하다. 수비 측면에서 뛰어난 평가를 받는 선수는 아니지만 신체 능력이 좋은 만큼 발전의 여지는 충분하다. 타격 측면에서도 선구안은 다소 아쉽지만 뛰어난 컨택 능력과 준수한 장타력을 가진 선수다. 아직은 '미완'이지만 충분히 호타준족의 강타자가 될 수 있는 재능을 가졌다. 외야 선수층이 얇은 디트로이트에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다.
1996년생 포수 샌즈는 메이저리그 경험이 단 4타석 뿐인 선수. 하지만 지난해 트리플A에서 57경기 .308/.413/.428 5홈런 34타점으로 좋은 타격을 선보였다. 수비보다는 타격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MLB.com에 따르면 디트로이트는 샌즈가 수비 측면에서도 충분히 발전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40인 로스터에 포수가 에릭 하스, 제이크 로저스 둘 뿐이었던 디트로이트는 샌즈를 영입해 3번째 포수도 확보했다.
내야에 트레이 터너, 알렉 봄, 브라이슨 스탓이 있고 외야에 닉 카스테야노스, 카일 슈와버, 브라이스 하퍼, 브랜든 마쉬가 버티고 있는 필라델피아에서 메이튼과 비어링은 출전 시간이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두 선수는 디트로이트 이적으로 더 많은 경기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메이튼은 3루수, 비어링은 플래툰 외야수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
불안요소도 있다. 디트로이트로 향한 선수들은 분명 재능이 있지만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제대로 활약한 경험은 없다. 모든 유망주가 재능을 기량으로 꽃피울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한 단계 더 발전하지 못하고 약팀의 평범한 선수로 남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필라델피아가 선택한 소토는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지만 제구력이 매우 부족하고 강한 타구도 많이 내주는 투수다. 싱커를 주무기로 삼는 투수임에도 땅볼 유도율이 아주 높지 않고 출루 허용이 많아 무너질 위험도 큰 선수다.
양팀은 다년간 보유할 수 있는 자원들을 맞바꿨다. 당장 올시즌만 보고 단행한 트레이드가 아닌 만큼 이번 거래의 승패는 어느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야 가려질 수도 있다. 과연 과감한 거래를 성사시킨 양 팀의 선택이 어떤 결과로 돌아올지 주목된다.(자료사진=왼쪽부터 그레고리 소토, 닉 메이튼)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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