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마저 털썩…철강·화학·정유 '총체적 부진' 예고

김기훈 2023. 1. 10.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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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분기 어닝쇼크 우려 확산…전반적 침체에도 자동차·배터리는 호실적 예고
삼성전자 4분기 '실적 충격' (서울=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 삼성전자가 연결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3천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조8천억원)보다 69%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한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 서초사옥에 직원이 들어가고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경기 침체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와 스마트폰 등 전 사업부의 부진과 더불어 4분기 환율 급락에 영향을 받아 영업이익이 급감하는 실적충격(어닝쇼크)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잠정 실적은 시장의 실적 전망과도 크게 차이가 나는 수치다. 반면 작년 연 매출은 상반기 반도체 호황 힘입어 300조 원을 처음 돌파한 것으로 발표됐다. 2023.1.6 hkmpooh@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기훈 홍국기 최평천 기자 =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어닝쇼크(실적 충격)에 빠지면서 다른 국내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실적 풍향계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예상을 훨씬 밑도는 성적표를 내놓자 전체적인 실적 눈높이가 낮아지는 모양새다.

특히 전자 외에 철강과 석유화학 등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다른 주요 산업도 부진이 예상돼 국내 산업 전반의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69% 급감한 4조3천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

경기 침체 우려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과 스마트폰 판매 둔화가 실적의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LG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은 65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90% 넘게 줄었다.

LG전자는 분기 최대 매출에도 겨우 적자를 면하는 선에 머물렀다. 원자잿값과 물류비 인상 등 영향으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됐기 때문이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도체 혹한기가 현실이 되면서 삼성전자와 함께 K-반도체를 이끄는 SK하이닉스는 적자로 전환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실적 전망(컨센서스)을 집계한 결과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1조1천145억원이다.

예상대로 SK하이닉스가 적자로 전환하면 영업손실 150억원을 기록한 2012년 3분기 이후 10년 만이 된다.

정유업계의 4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S-oil)의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각각 1천761억원, 826억원이다.

지난해 상반기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국제 유가와 정제마진이 하반기 들어 급락했고, 2분기 비싸게 사들였던 원유의 재고평가 손실이 크게 난 것으로 증권사들은 보고 있다.

롯데케미칼 [연합뉴스TV 제공]

석유화학업계 불황은 4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의 4분기 영업손실 추정치는 925억원으로 3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금호석유화학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천95억원으로 전년동기보다 49.6% 급감할 전망이다.

'석유화학의 쌀'로 불리는 기초유분 에틸렌 마진은 2021년 4분기 평균 t(톤)당 379달러에서 지난해 4분기 195달러로 48.5% 급락했다.

에틸렌 마진은 에틸렌에서 나프타를 뺀 가격으로 보통 300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철강도 시황 악화로 실적 둔화세가 눈에 띈다.

포스코홀딩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6% 줄어든 5천500억원대로 추정된다.

현대제철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623억원이다. 전년동기 대비 90% 이상 감소할 전망이다.

국내 양대 철강사인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실적 악화는 화물연대 파업과 경기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포스코의 경우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에 의한 침수 피해로 실적이 급격히 축소됐다.

나아가 올해 건설 경기 부진이 지속돼 판매량 개선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 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경기 침체에도 자동차와 배터리는 비교적 호실적이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시장 침체에도 작년 4분기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낸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차와 기아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3조32억원, 2조2천9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96.3%, 88.1% 증가하는 수치다.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연간 총매출액은 사상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크다.

현대차그룹은 반도체 수급난 완화에 따라 생산량이 회복되면서 호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됐다.

물가와 금리 인상 여파로 자동차 수요가 감소했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반도체 수급난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자동차 시장은 여전히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백오더(밀려있는 주문량)가 충분하기 때문에 수요 감소 영향이 즉각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최대 배터리 업체인 LG에너지솔루션은 4분기 영업이익이 2천374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13.6% 늘었다고 이날 공시했다. 다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54.5% 감소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8.5% 증가한 5천273억원으로 예측됐다. 다만 전분기보다는 6.8% 감소할 전망이다.

kih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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