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ETF 주인공은 '채권형'…최선호 中은 투자시기 유의”

이은정 2023. 1. 10.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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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전문가 시장 진단]
주요 자산운용사 ETF 전문가 8人 설문조사
시장 변수 '금리인상 종료·경기 침체·이익 둔화'
한해 주도 ETF 주식형→채권형으로 분위기 전환
中선호, 투자시점은 유의…미국·베트남도 주목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새해엔 채권형 상장지수펀드(ETF)가 가장 주목됩니다. 경기 침체 우려를 반영해 장기국채 금리가 하락하면서 매수 수요가 늘 전망입니다. 하반기엔 지난해 약세를 보인 정보기술(IT)·반도체 섹터 중심 주식형에 기회가 올 것으로 봅니다. 가장 선호하는 해외 국가는 중국이지만, 투자 시기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글로벌 증시 반등을 주도할 미국도 유망합니다.”

이데일리가 자산운용사 ETF 전문가 8명을 대상으로 2023년 ETF 투자 유망 국가와 테마 관련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은 전망이 모아졌다. 국내 ETF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하며 80조원을 돌파했다. 글로벌 ETF 순자산이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직접 투자 확대와 접근성, 금리 상승 등 시장 환경에 맞는 상품 다양화 등 요인은 새해에도 ETF 성장에 불을 지필 것으로 관측된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채권형 ETF 주목…장기 금리 인하 자본차익 기대”

새해를 주도할 ETF를 묻는 질문(중복 응답 가능)에 △채권형(6명)이 가장 많았다. 이어 △배당형(2명) △하반기 IT·반도체(2명) △친환경, 신재생에너지(2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설문조사에서 주식 테마형을 중심으로 답변이 제시된 것과는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김찬영 한국투자신탁운용 디지털ETF마케팅본부장은 “2002년 ETF가 첫 도입되고 주식형이 줄곧 각광받았지만, 2022년 이례적으로 가파른 글로벌 금리 인상에 채권형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말했다.

새해 시장은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와 경기 침체가 주요 변수로 꼽힌다. 이경준 미래에셋자산운용 전략ETF운용본부 본부장은 “이례적인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속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장기 금리 하락 기대감이 있고, 이 경우 장기채 만기는 큰 수익이 예상된다”고 했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전략실장은 “상반기 기업 실적 하락이 예상돼 단기 투자 목적으로 주가 변동성이 큰 섹터·테마 투자는 지양해야 할 것”이라며 “높아진 시장금리의 영향으로 보유이원(보유한 자산과 채권의 이자율 차이)이 높아졌고, 장기적으로 금리 인하 구간에 자본차익도 노려볼 수 있는 시기”라고 했다. 이어 “고배당 ETF도 배당이 높은 기업들은 역사적으로 시장 조정기에 하방경직성이 나타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하반기에는 IT·반도체 중심 주식형에도 기회가 올 수 있단 의견이 제시된다. 윤준길 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지난해 경기에 민감한 반도체 업종이 올해 시장 반등 때 가장 크게 오를 것”이라며 “그간 크게 하락한 D램 가격은 감산 본격화에 반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친환경·신재생에너지 관련 ETF는 장기적으로 정책 수혜가 예상된다. 김현빈 NH아문디자산운용 ETF투자본부장은 “글로벌 혹한·폭설과 같은 이상기후와 미국 겨울폭풍 등이 발생하는 가운데 세계는 인류 생존이 달린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지속할 것”이라며 “투자와 정책적 지원이 더 빠르게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선호하나 투자시점 유의…미국·베트남도 주목”

새해 선호 국가로는 △중국(5명)이 가장 많았고, △미국(4명)이 뒤를 이었다. △베트남(2명) △인도(1명) △유럽(1명) 답변도 제시됐다. 다만 중국은 투자 시점을 유의하란 조언이 나온다. 중국 정부는 고강도 봉쇄에 장기간 하방 압력을 키웠지만, 방역 완화와 경기 부양이 단기적 반등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지 코로나19 폭증이 지나간 이후 관심을 가지란 조언도 따른다.

이경준 본부장은 “중국 대형 우량 IT 기업에 투자하는 ETF로 짧게 수익 극대화를 추구해볼 만하다”며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공급망 조정 수혜국가가 될 수 있는 인도, 베트남이 유망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수민 부장은 “중국은 3월 최대 정치행사 양회를 전후해 전면적 방역기조 전환과 주요 인사 완료 이후 적극적인 부양책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올해 낙폭이 두드러졌던 미국은 새해 해외 ETF 전체 포트폴리오에서 기본적으로 갖출 만하다고 봤다. 임태혁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 상무는 “미 증시는 올해 글로벌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면서 “가장 공격적으로 금리 인상을 단행했던 미국 중앙은행의 인상사이클이 마무리된다면 글로벌 주식시장 반등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고 있는 미국 주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 ETF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김종협 키움투자자산운용 멀티에셋운용본부 본부장은 “현 시점 가장 저평가된 지역은 유럽으로 지난 10년간 상대적으로 언더퍼폼(시장 수익률 하회)했다”며 “여전히 인플레이션에 고통받고 있지만, 금리 인상 후 증시 안정세가 보여 올해 특별히 성장을 보일 지역이 드물다고 판단되면 절대적으로 저평가된 유럽이 좋다고 본다”고 전했다.

아울러 각 사별로 국내 상장 해외 ETF를 추린 결과 배당주 ETF(3명)가 가장 많이 제시됐고, 이어 신재생에너지 ETF(2명) 등으로 나타났다. 상품별로(운용사 가나다순) △횡보장에서 유리한 커버드콜 상품인 ‘TIGER나스닥커버드콜’ △글로벌 ETF 성장 수혜 ‘KODEX 미국ETF산업TOP10 Indxx’ △금리 인상기 방어형 ‘SOL 미국배당 다우존스’ △가치·퀄리티·구조화 ‘KOSEF미국방어배당성장나스닥’ △경쟁우위 가치주를 담은 ‘ACE 미국고배당 S&P’ △나스닥 시장 대비 더 높은 수익률 추구 ‘ARIRANG 미국나스닥테크’ △신재생에너지 투자 가속화 수혜 ‘KBSTAR 글로벌클린에너지S&P’ △‘HANARO 글로벌신재생에너지MSCI’다.

이은정 (lejj@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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