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논란의 금투세, 2년 유예가 끝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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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찾아오는 주식시장의 상승 흐름인 이른바 '산타 랠리'가 2022년 국내 주식시장에는 찾아오지 않았다.
연말 산타 랠리가 물 건너간 뒤 시장의 시선은 새해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하는 '1월 효과'로 쏠리지만 그 마저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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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연말까지 코스피의 발목을 잡은 건 해묵은 증시 주요 법안들이다. 대표적으로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과 '주식양도세' 등이 지목된다. 금투세란 주식, 채권 등 금융 투자로 얻은 이익이 1년에 5000만원(기타 금융투자소득 250만원)일 때 20~25%의 세율을 적용하는 세금이다.
주식양도세는 기존 세법상 대주주로 정해지면 이듬해 발생한 주식 양도 차익에 대해 20%의 세율(과세표준 3억원 초과는 25%)이 적용된다. 특히 대주주 요건을 현행 1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상향하겠다는 윤석열 정부의 방침이 '부자 감세'라는 야당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연말 시장의 혼란을 더욱 부추겼다.
힘겨운 진통 끝에 금투세는 시행 시점을 2023년에서 2025년으로 2년 연기하는 유예안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주식양도세의 경우 현행대로 1종목당 10억원(또는 지분 1~4%) 이상 보유한 대주주는 세금을 내야 한다. 단 대주주 여부를 판정할 때 가족 지분까지 합산해서 계산하는 기타 주주 합산 규정은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닥이 잡혔다.
주식양도세 대상이 되는 대주주 요건이 10억원으로 유지되면서 연말 매물 폭탄 현상이 지난해에도 어김없이 반복됐다. 대주주가 양도세를 내지 않기 위해서는 대주주 확정일인 12월28일 하루 전 27일까지 주식을 매도해 종목당 보유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통상 대주주 양도세 관련 매물 영향은 대주주 판정 기준일(배당락 하루 전) 5거래일 전부터 나타난다.
실제 개인투자자들은 지난해 12월21일부터 27일까지 닷새 만에 코스피 시장에서 2조5870억원을, 코스닥 시장에서는 1조618억원을 각각 순매도했다. 양 시장 합산 순매도 규모는 총 3조6488억원이다.
유예된 금투세를 놓고도 투자자들의 분위기는 좋지 못하다. 제도 폐지가 아닌 시행 유예로 당장 한숨은 돌렸지만 결국에는 조삼모사식 합의라는 이유에서다. 시기만 늦춰졌을 뿐 2년 후에 또 똑같은 논란을 반복할 수 있다는 부정적인 시선이다.
가뜩이나 시장 불확실성에 국내 증시가 휘청거렸던 상황에서 정부의 오락가락한 방침이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행 예정일을 일주일가량 남기고도 금투세를 둘러싼 합의점을 좀처럼 찾지 못한 탓에 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혼란을 부추겼다는 설명이다.
증권사 역시 금투세 시행을 앞두고 내부적으로 혼선을 빚었다. 금투세를 시행하기 위해선 각 증권사별로 세금 징수를 위한 전산시스템이 구축돼야 하는데 당국의 가이드라인이 늦어지면서 전반적으로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2년 뒤인 2025년에도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현 정부의 기본 방침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남은 2년이란 시간 동안 금융투자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의견까지 잘 청취해 면밀히 검토된 완벽한 정책이 시행돼야 할 것이다. 2022년과 같은 혼란이 반복되지 않도록 합리적인 정책이 마련되길 기대해 본다.
안서진 기자 seojin07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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