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장의 사진] 형설지공
출판사 박영사(博英社)는 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11월 피란지 부산에서 시작됐다. 나라가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그 난리 통에 책을 펴냈다. 출판보국(出版報國)을 꿈꾼 것이다. 경제학대사전부터 전문학술서적, 중·고교 교과서까지 책 8000여 종이 지금껏 태어났다.
그런 박영사의 70년 역사를 함축할 사진을 사진가 이동춘(62)씨는 고민했다. 전국의 서원·사찰 등을 누비며 한국적 아름다움을 기록해온 작가는 출판사가 위치한 경기도 파주출판단지 내 한옥 마루에 박영사가 간행한 옛 책들을 올려놓고 창호지 문으로 비치는 호롱불 그림자와 함께 촬영<사진>했다. “전기가 없던 시절 글 읽던 모습을 떠올렸다”며 “형설지공을 연상케 하는 사진”이라고 했다. 미술사학자 동주 이용희 선생이 쓴 ‘우리나라의 옛 그림’을 중심으로 ‘서양미술사’와 ‘동양미술사’ 등이 어둠 속에서 빛나고 있다.
박영사 70주년 기념전이 파주 갤러리박영에서 2월 15일까지 열린다. 이씨의 사진 작품을 포함해 창업주 안원옥(1924~1992) 회장의 동양화 컬렉션 등을 처음 선보이는 자리다. 이상범·김기창·허백련 등 한국화 거장의 유산부터 토마스 엘러·조나단 켈런 등 외국 작가가 책을 주제로 제작한 설치 작품이 놓여있다. 신인 지원 사업 ‘스튜디오 박영’ 1기 입주 작가였던 카이스트미술관장 이진준의 기증작도 “문화적 선행을 되짚는다”는 전시 취지에 힘을 보탠다. 무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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