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원양어선-말하는 개… 등골 서늘한 장르문학이 온다

이호재 기자 2023. 1.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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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만 장편소설 2권, 단편소설집 1권을 출간합니다. 정신없이 바쁘네요." 지난해 4월 단편소설집 '저주토끼(Cursed Bunny·아작)'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47)는 4일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작가는 "올 상반기엔 구미호 이야기를 재해석한 호러 장편소설 '호'(가제·읻다)와 단편소설집 '아무도 모를 것이다'(가제·퍼플레인)를, 하반기엔 중독 가능성이 없는 진통제 개발을 다룬 공상과학(SF) 장편 '고통에 관하여'(가제·다산북스)를 펴낼 계획"이라며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 전에 썼지만 출간되지 못한 작품도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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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문학계 눈여겨볼 작품들
정보라-김언수-연상호 등 신작 준비… 원로작가 윤흥길, 대하소설 마무리
김연수-김금희는 에세이 작업 한창
키신저 ‘리더십’-툰베리 ‘기후책’ 예정
정보라
“올해만 장편소설 2권, 단편소설집 1권을 출간합니다. 정신없이 바쁘네요.”

지난해 4월 단편소설집 ‘저주토끼(Cursed Bunny·아작)’로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최종 후보에 올랐던 정보라 작가(47)는 4일 전화 통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작가는 “올 상반기엔 구미호 이야기를 재해석한 호러 장편소설 ‘호’(가제·읻다)와 단편소설집 ‘아무도 모를 것이다’(가제·퍼플레인)를, 하반기엔 중독 가능성이 없는 진통제 개발을 다룬 공상과학(SF) 장편 ‘고통에 관하여’(가제·다산북스)를 펴낼 계획”이라며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 전에 썼지만 출간되지 못한 작품도 이제야 빛을 보게 됐다”고 했다.

올해 출간되는 문학책 중엔 최근 장르문학계 ‘핫한 작가’들의 작품이 눈에 띈다.

윤고은
2021년 장편소설 ‘밤의 여행자들’(민음사)로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주관하는 대거상 번역추리소설상을 수상한 윤고은 작가(43)는 올 6월 SF 장편 ‘불타는 작품’(가제·은행나무)을 출간한다. 말하는 개가 세운 재단의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에 선정된 예술가가 겪는 기묘한 이야기를 다룬다. 장편소설 ‘설계자들’(2019년·문학동네)이 20여 개국에 번역 출간된 김언수 작가(51)는 올 하반기 스릴러 장편 ‘빅 아이’(가제·문학동네)로 돌아온다. 김 작가는 원양어업을 둘러싼 갈등을 그린 이 작품을 쓰기 위해 6개월간 원양어선을 탔다.

김언수
거장과 중견 작가들도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윤흥길 작가(81)는 일제강점기 한 가족의 엇갈린 삶을 다룬 대하소설 ‘문신’(문학동네) 4, 5권을 올봄 동시에 펴내며 대장정을 끝낸다. 2019년 캐나다 그리핀 시문학상 국제부문, 2021년 스웨덴 시카다상을 받은 김혜순 시인(68)은 에세이 ‘김혜순의 말’(마음산책)에서 자신의 삶을 털어놓는다. 이인성 작가(70)는 연작소설집 ‘돌부림’(가제·문학과지성사), 이기호 작가(51)는 장편소설 ‘명랑한 이시봉의 짧고 투쟁 없는 삶’(가제·문학동네)으로 돌아온다. 하성란(56) 정이현(51) 작가는 장편소설을, 김연수(53) 김금희(44) 작가는 에세이를 각각 준비 중이다.

장편소설 ‘파친코’(인플루엔셜)를 잇는 이산(디아스포라) 문학 작품도 나온다. 마음산책은 한국계 미국인 작가 헬레나 로가 미국에서 의사로 성공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아메리칸 서울’을 선보인다.

연상호
2021년 넷플릭스 드라마 ‘지옥’을 선보인 연상호 영화감독(45)과 최규석 만화가(46)는 만화 ‘계시록’(문학동네)을 올 6월 출간할 계획이다. 살인을 저지른 목사와 그를 쫓는 형사가 등장하는 스릴러다.

해외 작품으론 지난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83)의 ‘표면의 삶’과 ‘아니 에르노 자서전: 이브토로 돌아가다’(가제), ‘외면 일기’(가제)가 열린책들에서 잇따라 출간될 예정이다.

비문학 장르에서는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100)이 세계 각국 지도자들의 지도력을 평가한 ‘리더십’(민음사)이 눈에 띈다. 올해 상반기 국내 출간될 예정이다.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20)가 환경 문제를 다방면으로 짚은 ‘기후 책’(김영사)도 올해 3월 독자를 만난다.

이호재 기자 ho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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