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브로커 “계약서 써야 뇌전증 허위진단법 설명”

손준영 기자 2023. 1. 10. 03: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병역비리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병역 브로커 구모 씨(구속 기소)가 '계약서를 써야 병역 면제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깜깜이 계약을 유도하고 계약 후 '뇌전증 허위진단서 발급'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A 씨는 계약서에 사인했고 구 씨는 "발작이 온 것처럼 쓰러져 연기를 하면서 어머니가 구급차를 부르라"는 등 뇌전증 허위진단서를 받을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을 알려줬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의뢰인에 ‘깜깜이 계약’ 유도

병역비리 사건의 핵심 피의자인 병역 브로커 구모 씨(구속 기소)가 ‘계약서를 써야 병역 면제 방법을 알려주겠다’며 깜깜이 계약을 유도하고 계약 후 ‘뇌전증 허위진단서 발급’ 방법을 알려준 것으로 나타났다. 의뢰인이 ‘불법이라 못 하겠다’고 하면 “대형 로펌이 뒤에 있다”며 계약 이행을 압박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해 말 늦은 나이에 입대를 앞둔 A 씨는 입영 연기 방법을 알아보려 구 씨를 찾아갔다. 구 씨는 A 씨에게 “입영 연기 대신 병역 면제를 도와주겠다”고 했다.

A 씨가 방법을 묻자 구 씨는 “계약을 하면 말해주겠다”며 수수료 2000만 원짜리 계약서를 내밀었다. A 씨가 망설이자 구 씨는 “당장 입대해도 중대장보다 나이가 많다. 지금 가면 무조건 최전방”이라고 겁을 준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A 씨는 계약서에 사인했고 구 씨는 “발작이 온 것처럼 쓰러져 연기를 하면서 어머니가 구급차를 부르라”는 등 뇌전증 허위진단서를 받을 수 있는 자세한 방법을 알려줬다.

A 씨가 “불법 같다”며 망설이자 구 씨는 “이미 계약서를 쓰지 않았느냐”며 으름장을 놨다. 또 모 법무법인과의 업무협약서를 보여주며 “대형 법무법인이 함께 일을 봐 주고 있다”고 압박했다고 한다.

결국 구 씨 말대로 한 A 씨는 뇌전증 진단을 받고 병역 처분을 기다리던 중 검찰의 수사 통보를 받았다. 서울남부지법은 이날 구 씨와 유사한 수법으로 병역 면탈을 도운 혐의를 받는 병역 브로커 김모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손준영 기자 hand@donga.com
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