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北 무인기 도발, 軍 대비태세 공백 메우기가 우선
지난해 말 북한 무인기(드론) 5대가 경기 북부와 서울 상공에 5시간 동안 침범했지만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다. 군은 무인기를 발견했지만 대응·보고 체계가 미흡했다. 국민에게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혼선을 빚었다. 국민의 걱정과 실망이 크다. 정치권과 여론은 극명하게 입장이 갈라지고 있다. 군의 대응에 대한 질타는 겸허히 수용할 점이 많다. 그러나 정치권의 진영 논리에 따른 상반된 주장은 국민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국가 운영의 핵심인 안보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다.
이 사태의 핵심은 북한의 도발과 우리 군의 대응이다. 정상적이라면 우선 북한의 무인기 도발에 대한 분노와 규탄이 있어야 한다. 여야 구분 없이, 국민이라면 누구나 해야 할 일이다. 또 북한이 나서서 수시로 무너뜨리고 있는 9·19 군사 합의를 계속 유지할지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논의는 보이지 않는다. 한반도 평화와 긴장 완화를 위해 9·19 군사 합의를 추진했던 인사들조차 북한의 합의 위반을 지적하지 않고 있다. 군 훈련이나 작전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런데 안보에 문제가 생기면 현재 벌어진 상황만 놓고 따지는 경향이 있다. 국가 전반의 지원을 받아야 하는 군을 정치적 이유로 약화시키면서도 정작 문제가 생기면 군을 탓하고 상대 정치 세력을 비난하는 지렛대로 써먹는다. 전문 집단 중 특히 군은 정치색을 가지고 흔들지 말고 스스로 보강해나갈 시간과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한다. 이런 조치가 쌓여야 강한 군대가 된다. 지금은 북한 무인기 도발을 엄중히 규탄하고 군의 대비 태세에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는 일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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