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땜질용’이던 日선수, NBA 2위팀 이끌어
미 프로농구(NBA) 브루클린 네츠는 103대102로 승리한 9일 마이애미와의 원정 경기를 포함해 최근 18승 2패의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시즌 초반은 카이리 어빙(31)과 케빈 듀랜트(35)의 호흡이 잘 맞지 않아 2승 5패로 불안하게 출발했지만, 이날 기준 30팀 중 리그 전체 승률 2위(27승 13패)까지 올라왔다.
두 수퍼스타 사이에서 윤활유 작용을 한 건 일본인 선수 와타나베 유타(29)다. 와타나베는 경기당 7.3점 2.8 리바운드를 기록 중이다. 특히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타이밍에서 던지는 3점슛 적중률이 52.7%(경기당 2.7개 시도, 1.4개 성공)에 이른다. 그는 수비에서 더욱 진가를 발휘한다. NBA에서는 흔한 2m3㎝, 98㎏의 체형이지만 코트에 몸을 날려 공을 따내고, 한 걸음 더 부지런히 달려 상대 슛을 막아낸다. 네츠는 와타나베가 20분 정도 출장 시간을 보장받은 11월 중순부터 고공행진을 시작했다.
와타나베가 아시아인의 무덤이라고 불리는 NBA에서 활약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와타나베는 2018년 NBA 드래프트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선택받지 못했다. 그리고 여러 팀에 직접 발품을 판 끝에 멤피스 그리즐리스에서 데뷔했다. 초반엔 4쿼터 승부가 결정난 뒤에야 출전하는 ‘땜질용’에 그쳤지만, 낙담하지 않고 3점슛이라는 무기를 갈고닦은 끝에 올 시즌 꽃을 피웠다. 어빙은 “와타나베는 세계 최고의 슈터다. 정확도가 이를 증명한다”고 했다. 미국의 농구 전문 매체 훕스하입은 “아시아에 대한 미국 농구의 고정관념을 바꿔냈다”고 그를 추켜세웠다.
와타나베는 “시즌을 시작하기 전 내가 이렇게 많이 뛰리라고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며 “내 목표는 그저 팀의 일원이 되는 것뿐이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듀랜트를 포함한 팀원들이 자신 있게 슛을 쏘라고 계속 말해준다. 그리고 내가 골을 넣을 때마다 나보다 더 기뻐해준다. 이게 내가 계속 잘해내는 비결이다”라고 했다.
NBA 도전을 이어가는 한국의 이현중(23·201㎝)은 신체 조건이 비슷한 와타나베를 보면서 많이 배운다고 한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와타나베는 드래프트에 지명받지 못해 일본으로 돌아갈 수 있었는데도 미국에 남았고, 결국 자리를 잡았다. 모두가 ‘안 된다’고 했을 때 계속 도전한 배짱을 닮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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