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인수금융 만기의 계절…급등한 금리에 난감한 PEF

김근우 2023. 1. 1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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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거킹·네파·MG손보 등 인수금융 만기 임박
금리 상승으로 인한 펀드 수익률 하락 감수해야
EOD 선언으로 이어질 수도…"안건 별 변수 多"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낮은 금리에 조달한 인수금융의 만기가 다가오면서 PEF(사모펀드) 운용사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만기를 연장하거나 리파이낸싱(차환)을 할때 급격히 높아진 금리로 인해 펀드 수익률 하락이 불가피해서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어피너티)가 인수한 버거킹, MBK파트너스가 품은 네파, JC파트너스의 MG손해보험 등의 인수금융 만기가 돌아온다. 인수금융이란 인수자가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시장에서 자금을 빌리는 것을 말한다. 통상 PEF는 특정 기업을 M&A(인수·합병)할 때 기존에 조성한 펀드의 드라이파우더(미소진자금)와 함께 인수금융을 통해 조달한 돈을 투입하는 형태로 레버리지를 활용한다.

어피너티는 최근 버거킹 인수금융 대주단과 만기 연장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피너티는 지난 2016년 VIG파트너스로부터 한국버거킹 지분 100%를 21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금융의 만기는 다음 달 10일인 것으로 전해졌다.

어피너티는 인수대금 2100억원 중 800여억원을 차입해 마련했다. 이듬해 글로벌 버거킹 브랜드를 소유한 캐나다 레스토랑브랜즈인터내셔널(RBI)과 일본 내 버거킹의 매장 신설과 관리, 상품 개발 등 운영권을 총괄하는 ‘마스터 프랜차이즈’ 계약도 체결했다. 롯데GRS가 보유하던 일본버거킹 지분 전량도 약 100억원에 사들였다.

이후 2020년 인수금융 리파이낸싱을 통해 차입규모는 1700억원으로 늘어났다. 2021년부터 재매각에 착수했지만, 거래를 완주할 수 있는 원매자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다 결국 매각 절차를 중단했다. 어피너티는 곧 다가올 리파이낸싱 이후 매각을 재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리파이낸싱 시 원만한 협상을 위해서는 급등한 인수금융 금리 상승으로 인한 펀드 수익률 하락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피너티는 지난달 락앤락 인수금융 만기 전 2영업일을 앞두고 대주단과 합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한 바 있다. 기존 차입 원금은 텀론(Term-Loan) 3000억원, 한도대출(RCF) 750억원 등 총 3750억원이었다. 지난해 10월 이 중 일부를 배당으로 상환한 뒤 어피너티 측이 600억원을 우선 상환하는 조건으로 텀론 2476억원에 한도대출(RCF) 최대 400억원을 부여해 총 대출금액은 약 2800억원이 됐다. 협상 과정에서 대주단은 금융채 3년물 평균 금리를 기준 삼아 9% 대 금리를 제시했고, 어피너티 역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을 추진 중인 JC파트너스의 MG손해보험 역시 오는 4월로 1000억원 규모의 인수금융 만기가 예정돼 있다. 다만 매각 추진 과정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시드파트너스가 실사를 진행 중이고, 금융당국과의 부실금융기관 지정 관련 소송 등 다양한 변수가 있는 만큼 3개월 넘게 남은 인수금융 관련 만기 연장이나 리파이낸싱을 논하는 단계는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3년 네파를 1조원에 사들인 MBK파트너스 역시 2분기 중 인수금융 만기를 맞는다. MBK파트너스는 그간 네파의 인수금융을 제공한 기존 대주단과 협의를 통해 차입금 일부를 상환하는 조건으로 만기를 연장해왔다. 다만 오는 4월로 예정된 만기일을 앞두고 보다 높아진 금리를 감당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주단의 합의를 이끌지 못해 인수금융 기한이익상실(EOD)이 발생한 경우도 있다. 화장품 브랜드 ‘미샤’ 운영사인 에이블씨엔씨에 투자한 IMM프라이빗에쿼티(이하 IMM PE)는 인수금융 만기일이 돌아왔으나 대주단 중 신협중앙회가 인수금융 연장 불가를 통보하면서 EOD를 선언했다. 현재 IMM PE는 크레디트스위스를 주관사로 선정하고 경영권 매각을 위한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 금리 인상으로 인해 M&A 거래가 줄어들면서 인수금융 주선 규모 역시 급격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금리 인상은 전 세계적인 현상으로, 이는 시장 참여자 모두가 감당해야 할 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PEF 관계자는 “금리가 올라가면 출자자나 PEF 입장에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진 것은 맞다”면서도 “안건 별로 다양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높아진 금리만으로 인수금융의 연장이나 차환 여부를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김근우 (roothelp@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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