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클럽] 올해에는 반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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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가 시작된지 어언 열흘, 어떤 나날을 보내고 계신가요?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할 때 즈음이면 ‘올해는 다르게 살아보리라’ 결심하지만 막상 새 달력의 첫 장을 넘기게 되면 또 다른 한 주가 시작되었을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기 일쑤입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인간은 연속하는 시간의 흐름을 의식적으로 끊어 살기 시작했죠. 삶에 대한 후회는 누구나에게 있지만 다시 태어나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니, 인위적으로라도 새롭게 생을 시작해 보고 싶다는 의지의 발로일 겁니다.
세속의 시간을 정지시켜 성스러운 시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모든 의례의 공통점이라는 이야기를 대학 시절 ‘종교학 개론’ 수업에서 들었은 적이 있습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한 해를 다시 시작하는 일에 종교적 경건함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마도 그를 일종의 의례라 여기기 때문이겠지요.
새해 첫 지면에 믿음의 힘에 대한 책 ‘기대의 발견’을 소개한 것은 그런 맥락에서입니다. 믿으면 이루어지리라는 마음을 갖는 것 역시 정초의 의례 중 하나이니까요.
뇌는 ‘예측기계’라 우리가 기대하고 예측한 대로 대사 및 소화 등을 조절한답니다. 그러므로 소위 ‘건강식’을 먹어 허기질 거라는 예측을 뇌가 하게 하기보다는 맛있는 음식을 즐겁게 먹는 편이 다이어트에는 더 효과적이라네요. 체중감량을 올 한 해 목표로 삼은 분들에게는 조금 위로가 될까요?
맛있게 먹으면 0 칼로리?... 과학적으로 일리 있는 이유
삶은 언제나
은총(恩寵)의 돌층계의 어디쯤이다
사랑도 매양
섭리(攝理)의 자갈밭의 어디쯤이다
이렇게 노래한 이는 김남조 시인입니다.
‘설일(雪日)’이라는 제목의 이 시에서 시인은 말합니다.
이적진 말로써 풀던 마음
말없이 삭이고
얼마 더 너그러워져서 이 생명을 살자
황송한 축연이라 알고 한세상을 누리자
새해의 결심을 이보다 더 아름답게 그린 문장을 저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시인은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새해의 눈시울이
순수의 얼음꽃,
승천한 눈물들이 다시 땅 위에 떨구이는 백설을 담고 온다.
맑고 순정한 눈물을 떨구는 새해의 눈시울 마주하셨나요? 곽아람 Books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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