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무인기 격추용 ‘재머’ 국가중요시설에서 빌려 긴급 배치
[앵커]
북한의 소형 무인기 침범 과정에서 우리 군의 탐지와 보고 체계의 허점이 검열을 통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단 한 대의 무인기도 격추하지 못한 점이 가장 뼈아픈 대목인데요.
대공포를 쏘자니 명중률이 떨어지고, 공격 헬기를 투입하자니 민가 피해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안으로 방해 전파를 발사해 무인기를 추락시키는 장비인 '재머'가 제시되는데, 정작 일선 부대에는 이 장비가 하나도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 군이 최근 발전소 같은 국가중요시설에서 재머 장비를 빌려서 일선 부대에 배치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첫 소식, 김용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날아가는 드론을 겨냥해 전파를 교란하자 드론이 방향을 잃고 추락합니다.
이번에는 건물 옥상에 고정된 장비가 날아가는 드론을 자동으로 식별해 전파를 차단합니다.
이렇게 전파를 방해하고 차단하거나, GPS를 교란해 드론을 추락시키는 장비를 '재머'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일선 군부대에는 이런 재머가 한 대도 없습니다.
군에서 요구하는 작전 성능을 충족시키는 장비가 아직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북한 무인기의 영공 침범이라는 일격을 당한 우리 군이 응급책으로 민간용 재머를 긴급 배치한 것으로 KBS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수도권의 육군 1군단과 수도군단 뿐 아니라 다른 일선 군단급 부대와 일부 사단급 부대에까지 10대 정도가 배치된 걸로 전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재머들은 어디에서 왔을까?
한국수력원자력과 발전소, 에너지 관련 공사 등 국가중요시설에서 대테러용으로 활용 중인 장비들로 확인됐습니다.
군 고위 관계자는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지시로 부대들이 국가중요시설에 협조를 구했고, 부족한 수량은 민간 기업에서도 대여 받아 배치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현재의 격추 한계를 일부 보완하는 목적도 있지만, 군용 개발을 위해 어떤 성능이 필요한지 알기 위한 전투실험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군용 재머는 당초 2026년 1월까지 개발 예정이었지만 군은 이번 북한 무인기 침범 사태를 계기로 개발 기간을 단축하기로 했습니다.
KBS 뉴스 김용준입니다.
김용준 기자 (oko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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