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정부 시위 참여 이란 축구선수 사형 면해…징역 26년

반정부 시위에 참여했다가 당국에 붙잡힌 이란 프로축구 선수 아미르 나스르-아자다니가 사형을 면했다고 이란의 반관영 통신사 메흐르 통신이 현지시간으로 오늘(9일) 보도했습니다.

이란 사법부는 나스르-아자다니가 보안군 살해를 공모한 혐의가 인정된다면서 징역 26년을 선고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나스르-아자다니는 지난해 11월 16일 이스파한에서 시위 중 민병대원을 포함한 보안군 3명을 살해하는 데 관여한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나스르-아자다니는 '모하레베'(알라의 적·이슬람을 부정하는 죄)라는 죄명으로 기소됐는데,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사형에 처할 수 있었습니다.

인권단체와 외신들은 나스르-아자다니가 강요에 의한 자백으로 사형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고 전했습니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는 지난달 나스르-아자다니에게 사형 선고를 하지 말 것을 이란 당국에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사법부는 나스르-아자다니 사건과 별개로 이스파한에서 보안군을 살해한 시위대 3명에 대해 사형을 선고했다고 이날 발표했습니다.

이번에 사형 선고를 받은 시위 참가자는 살레흐 미라세미, 마지드 카제미, 사이드 야그호비 등입니다.

외신 집계에 따르면 이들 3명을 포함해 현재까지 사형 선고를 받은 시위 참가자는 모두 17명입니다.

앞서 이란 사법부는 시위대 4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습니다.

이란 정부의 사형 집행 소식이 알려지자 국제 사회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유엔인권사무소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강요에 의한 자백에 기초한 불공정한 재판이 이뤄졌다"면서 "모든 사형 집행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습니다.

국제 앰네스티는 이날 사형 집행과 관련해 방어권 보장 등 정당한 재판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습니다.

테헤란을 비롯한 이란 주요 도시에서는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가 체포돼 경찰서에서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 사건으로 촉발한 시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란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해 말 기준 508명의 시위 참가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집계했습니다.

구금된 시위 가담자는 1만 9천여 명에 달합니다.

유덕기 기자dkyu@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