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테슬라의 가격 인하

박병진 2023. 1. 9.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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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소비재 등 공산품 가격은 '엿장수 마음대로'였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지난 6일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이런 횡포에 소비자가 더 이상 농락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앞으로 인플레에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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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소비재 등 공산품 가격은 ‘엿장수 마음대로’였다. 비교 대상이 적다 보니 파는 사람 입맛에 맞게 가격이 매겨지는 게 다반사였다. 물가가 뛰면 그제서야 정부가 공정거래를 앞세워 가격 인하를 유도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실제론 업체끼리 담합을 하거나, 아니면 제도의 빈틈을 이용해 가격을 올려 받았다. 소비자만 손해 보기 일쑤였다. 기업의 책임경영을 외쳐도 소귀에 경 읽기였다. 시장 논리를 앞세워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는 식이었다.

생산자 위주로 가격이 결정되던 패턴은 2000년대 들어 인터넷 보급 확산으로 해외 직접구매와 병행수입이 늘면서 바뀌었다. 가격비교 웹사이트와 더 싼 데가 있으면 물어 주겠다는 판매자의 등장도 영향을 미쳤다. 예외가 있기는 하지만 백화점 등에서 물건을 제값 주고 사는 사람이 바보 취급당하는 시대와 마주했다. 해외 직구도 온갖 사전 정보를 섭렵해 쇼핑에 나선다. 한국 ‘직구족’(直購族)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는 이미 해외에서 정평이 나 있다. 이런 식의 ‘득템’(물건을 얻었다)을 자랑하거나 품평을 하는 블로그도 수두룩하다.

새해 벽두부터 물가 인상 파도가 거세다. 지난해 빵과 라면에 이어 생활용품 전반과 가공식품, 패션, 사치품으로 번지는 형국이다. 사방에서 온통 ‘가격이 올랐다’는 소식뿐이다. 가족들과 외식 한 번 하기가 겁날 정도라는 말이 실감 난다. 보복소비 열기가 식고 경기 둔화가 이어지면서 시장 성장세가 꺾이고 있는데도 변함이 없다. 이런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갈지 걱정스럽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가 지난 6일 한국과 일본, 중국,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에서 차량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해만 해도 국내 판매가를 여러 차례 인상했다. 인플레이션으로 완성차 업계 차량 가격 인상이 비일비재했지만 터무니없었다. 2021년 말 기준 6999만원이던 테슬라 모델Y(롱레인지)가 지난해 9월에는 9665만원에 팔렸을 정도니.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이런 횡포에 소비자가 더 이상 농락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테슬라의 가격 인하가 앞으로 인플레에 어떤 파급 효과를 미칠지 궁금해진다.

박병진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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