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내 '소변 난동' 승무원 '나 몰라라'…질타 받은 항공사, 5명 늑장 해고

양윤우 기자 2023. 1. 9. 22: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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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내에서 다른 승객을 향해 소변을 본 인도인 남성이 뒤늦게 체포된 가운데 이 남성은 다국적 금융사의 고위 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는 해고됐으나, 항공사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항공사 측이 당시 기내 난폭 승객에 대한 관련 조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당초 에어인디아 측은 미슈라의 비행을 30일 동안 금지하는 조치만 취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조종사 1명과 객실 승무원 4명을 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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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형 투자은행 인도지사 부사장이었던 샨카르 미슈라(34)가 여성 승객에게 소변을 보는 등 난동을 피워 체포됐다. /사진=트위터


기내에서 다른 승객을 향해 소변을 본 인도인 남성이 뒤늦게 체포된 가운데 이 남성은 다국적 금융사의 고위 간부인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그는 해고됐으나, 항공사 측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8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인도 뉴델리 경찰은 전날 남부 카르나타카주에서 34세 남성 샨카르 미슈라를 성추행 및 외설 등 혐의로 체포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은행 '웰스파고'의 전직 인도지사 부사장인 미슈라는 지난해 11월 26일 미국 뉴욕에서 인도 델리로 향하던 인도 국영항공사 에어인디아의 여객기에서 술에 취해 옆 좌석에 앉은 여성 A씨(72)를 향해 소변을 보는 등 난동을 부린 혐의를 받는다.

해당 기내 난동 사건은 최근 뒤늦게 알려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다. 특히 항공사 측이 당시 기내 난폭 승객에 대한 관련 조항을 준수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변 테러'를 당한 A씨가 에어인디아 회장에게 쓴 항의 서신에 따르면 승무원들은 A씨의 신발과 가방이 소변에 젖었음에도 손대기는커녕 소독약만 뿌렸다. 또 좌석을 바꿔달라는 A씨의 요청을 거절하고 갈아입을 잠옷과 양말을 제공했다고 한다.

그뿐만 아니라 A씨는 착륙하자마자 미슈라의 즉각적인 체포를 요구했으나, 승무원들은 되레 그를 A씨 앞으로 데려와 사과만 하게 했다. 이때 미슈라는 세탁비를 제공하겠다면서 "가족을 위해 한 번만 봐달라"며 애원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A씨는 "가뜩이나 정신이 혼미한 상태인데, 끔찍한 사건의 가해자와 가까운 거리에서 대치하고 협상하게 돼 더욱 혼란스러웠다"고 불만을 표했다.

에어인디아. /AFP=뉴스1


에어인디아 측의 경찰 신고는 사건이 발생하고 몇 주 후에나 이뤄진 것으로 파악됐다.

에어인디아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원만히 문제를 풀었다고 판단해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인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에어인디아 측은 피해자 가족으로부터 미슈라를 처벌하라는 압력을 받고 뒤늦게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에어인디아 측은 미슈라의 비행을 30일 동안 금지하는 조치만 취했으나, 논란이 커지자 조종사 1명과 객실 승무원 4명을 해고했다.

에어인디아는 타타그룹 소속으로 인도의 대표 항공사 중 하나다. 타타그룹 지주사 타타선스의 나타라잔 찬드라세카란 회장은 "에어인디아는 승객 난동에 대해 훨씬 신속하게 대처했어야만 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미슈라가 몸담았던 웰스파고도 지난 6일 성명을 통해 "제기된 의혹의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라며 "미슈라를 이미 해고했고, 이 문제와 관련해 사법당국에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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