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에 갑질 의혹…미 브로드컴, 200억 내고 면죄부 받나
공정위, ‘잠정 동의안’ 의견수렴
최종 의결 땐 법적 제재 없이 종결
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에 갑질을 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은 미국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이 200억원의 상생기금을 조성해 한국 반도체 업계를 지원하도록 하는 자진 시정안을 내놨다.
공정위는 9일 브로드컴과 협의를 거쳐 마련한 잠정 동의의결안을 공개하면서 의견 수렴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공정위 조사·심의를 받는 사업자가 스스로 원상 회복, 상대방 피해 구제 등 타당한 시정 방안을 제안할 경우 공정위가 위법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신속히 종결하는 제도다.
앞서 브로드컴은 삼성전자에 와이파이, 블루투스 등 스마트폰 핵심 부품을 공급하면서 우월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3년간의 장기계약을 강요한 혐의로 공정위 조사를 받았다. 브로드컴의 부품을 매년 7억6000만달러 이상 구매하고, 실제 구매액이 이에 미치지 않으면 그 차액만큼 브로드컴에 배상해야 한다는 계약 내용이다. 이 과정에서 브로드컴은 구매 주문 승인 중단, 선적 중단, 기술 지원 중단 등을 내세워 불공정 계약을 강요했다.
브로드컴은 지난해 7월 공정위가 심사 중인 거래상 지위 남용 건과 관련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했고 공정위는 브로드컴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이번 잠정 동의의결안에서 브로드컴은 삼성 등 국내 스마트기기 제조사에 부품의 선적 중단, 기술지원 중단, 생산 중단 등 불공정한 수단을 이용해 부품 공급계약의 체결을 강제하는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제시했다.
또 반도체 분야 상생을 위한 기금 200억원을 조성하고 향후 5년간 반도체 전문인력 양성(77억원), 중소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 회사) 기업 창업·성장 지원(123억원)에 쓰이도록 하겠다고 제시했다.
삼성전자에는 장기계약 기간(2020년 3월~2021년 7월)에 주문이 이뤄진 브로드컴 부품에 대해 3년간 품질 보증과 기술 지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적용되는 제품은 갤럭시 Z플립3, 갤럭시 S22 등 지난해 3월 이전 출시된 스마트기기다.
공정위는 10일부터 다음달 18일까지 이해관계인과 산업통상자원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부처의 의견을 수렴한 뒤 이를 반영해 최종 동의의결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정위가 최종 동의의결안을 의결해 확정하면 브로드컴은 시정명령, 과징금 등 공정위 제재를 피할 수 있게 된다.
이번 조치를 두고 공정위가 브로드컴에 면죄부를 줬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심재식 공정위 제조업감시과장은 “(이번 동의의결안은) 공정위가 그대로 심의절차를 진행했을 때 내릴 수 있는 제재 범위는 충분히 넘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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