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에 카카오뱅크 주가 ‘들썩’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한 이후 은행의 대출 성장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나오면서 카카오뱅크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9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4.78%(1300원) 오른 2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4일 2만4100원이었던 주가가 4거래일 만에 18.3% 상승했다.
카카오뱅크의 이날 주가 상승은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된 영향이 컸다. 지난 6일(현지시간) 기술주 중심의 미 나스닥 지수는 임금 상승이 둔화했다는 소식에 2.56% 올랐다.
지난 3일 정부가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발표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주가는 지난 4일 5.4%, 5일엔 7.5% 상승했다.
지난해만 해도 금리 상승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둔화해 은행권 전반이 고전했다. 카카오뱅크 대한 시장의 눈높이도 낮아졌다.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내세울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대출과 플랫폼 성장이 모두 지지부진하다는 게 이유였다. 카카오뱅크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잇따라 나왔다.
그러나 최근 잇단 규제 완화로 카카오뱅크를 바라보는 증권가의 시선이 달라지고 있다. 은경완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언급하며 “지난해 7~8%에 머물렀던 카카오뱅크의 대출성장률이 2023년에는 15%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에 주목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를 기존 2만5000원에서 2만9000원으로 올렸다.
은 연구위원은 또 카카오뱅크의 저원가성 예금이 높은 비중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순이자마진 증가에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중은행의 경우와 달리, 카카오뱅크는 저원가성 예금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60%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김도하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해 올해 카카오뱅크의 가계대출은 전년 대비 17% 증가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규제 완화의 효과가 실제 은행 대출로 얼마나 이어질 것인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규제가 풀려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를 적용하면 대출한도가 거의 늘어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높은 금리 수준이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지도 가계대출 성장 폭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이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해 대출 금리가 더 뛴다면 대출 수요가 증가하는 데 제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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