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유럽식 교육법…‘태정태세문단세 입시’ 확 바꿀까
IB교육으로 창의적 인재양성 기대
이주호 부총리는 지난달 20일 경북사대부설중을 찾아 IB 수업을 참관한 뒤 도입 확대를 예고했다. 그는 이날 대구 경북대학교 사범대학 부설 중학교를 방문해 IB 중학교 과정(MYP) 언어(영어)습득 수업을 참관한 뒤 “IB는 암기·시험 중심 교육을 탈피할 수 있는 굉장히 좋은 대안”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제주와 대구 지역 일부 공립학교에서 시범 운영하고 있는 국제 바칼로레아(IB)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IB 프로그램은 스위스에 본부를 둔 비영리교육재단인 IB본부(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에서 개발·운영하는 국제 인증 학교 교육이다. 역량 중심 교육과정을 기반으로 개념 이해 및 탐구학습 활동을 통한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성장을 추구하는 학교 교육 체제다.
수업은 프로젝트형·토론형으로 진행되고 평가는 논술형·절대평가 체제로 이뤄진다. IB 과정을 운영하려면 IBO가 학교를 평가하고 심사하는 과정을 거쳐 ‘IB 월드 스쿨’로 인증받아야 한다. 해당 학교 교원도 IBO가 주관하는 연수를 이수해야 한다.
IB 교육은 수년 전부터 공교육의 새로운 ‘대안’으로 여겨졌다. 지식암기와 문제풀이 기술 습득, 시험 점수 올리기, 정답과 오답 가려내기 등에 치우친 국내 공교육 문제 개선에 IB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역사시험을 예로 들자면, 국내 시험 문제가 “다음 역사적 사건들을 발생 시대순에 따라 나열하시오” “다음중 세종대왕의 업적이 아닌 것은”과 같은 류의 질문이라면, IB의 문제는 “전쟁이 인류의 역사 발전을 이룬다는 주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2시간 동안 논하시오” “동학혁명은 일본의 조선 병합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주장에 대해 얼마나 동의하는지 2시간 동안 논하시오”라는 식이다.
단순 암기나 정답과 오답 가려내기 스킬만 익혀선 제대로 풀 수 없고 평소 폭넓은 독서와 사색, 토론 등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나가고,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 논리정연하게 의견을 풀어나야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문제라는 차이점이 있다.
현재 공교육은 암기와 문제풀이식 학습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 때문에 대학 입시 결과와 취업에만 중점을 두는 교육으로 창의적인 인재를 만들어내기 어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전 공교육이 결과를 가르치고, 문제해결력에만 초점을 맞췄다면 IB 교육은 과정을 중시하고 문제발굴력을 기르는 데 주안점을 뒀다. 이전에는 지식소비자로서의 역할과 현존 직업에만 취업을 준비하는 것에 그쳤다면 IB는 지식생산자로서 미래직업을 창출할 역량을 개발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교육과정 도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수십년간 운영해왔고, 입시위주 주입식 교육에선 우리의 ‘선배’격이자 ‘교육의 갈라파고스’라 불리는 옆나라 일본조차 2013년 IB를 공교육에 접목하면서 운영해오고 있다. 2022년 7월 기준 세계 160개국 5500여개교에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국제학교 위주로 IB가 운영되다가 2019년부터 대구·제주교육청을 중심으로 일부 공립학교에도 IB가 도입된 정도다. 현재 국내에서는 IB 월드 스쿨이 31개교로 파악된다. 그중 14개교가 대구에 있다.
물론,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의 대입 체제를 유지하는 상태에서 IB 도입은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대평가인 국내 수능과 내신 체제에서 IB 과정을 이수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을 대입전형에서 공정하게 평가할 방안을 먼저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IB 인증을 위해 내야 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아 공교육을 외주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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