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 ‘가평 빠지’, 조사해보니 불법 증축에 뇌물·로비까지
[앵커]
수상스키나 바나나보트같은 수상 레저로 유명한 경기도 가평의 한 시설이 허가 없이 영업을 하고, 각종 로비를 한 정황이 검찰에 포착됐습니다.
운영업자뿐 아니라 공무원과 지역신문 기자까지 10명 넘게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황현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경기도 가평의 한 수상레저시설.
국내 최대 규모로, 면적이 축구장보다 넓습니다.
각종 물놀이 기구는 물론 숙박 업소와 식당까지 갖춰 매년 수십만 명이 이 곳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검찰 수사 결과, 영업 과정이 각종 비리로 얼룩진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2018년, 시설을 4배 가량 확장했는데, 그 과정에서 반드시 받아야 할 지자체 허가를 건너 뛰었습니다.
그렇게 배짱 영업을 먼저 준비해놓고 이듬해 여름 영업을 개시한 뒤에야 허가를 신청했습니다.
앞뒤가 바뀐 이 절차에 지자체는 당초 허가를 2차례 거부했습니다.
그러자 업체 측은 공무원 출신 브로커를 동원했습니다.
그를 통해 담당 공무원들을 전방위적으로 회유, 협박했단 게 검찰의 판단입니다.
부군수 등이 인허가에 적극 반대했지만, 묵살되고 말았습니다.
[전 가평군 부군수/음성변조 : "(전에) 반려를 했는데, 뒤에 전결로 국장님이 허가를..."]
이런 과정을 거쳐 넉 달 만에 군청 허가가 나왔고, 그 사이에도 불법 영업은 계속됐습니다.
해당 기간 매출만 10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이후로도 업체의 청탁은 계속됐는데, 여론 무마를 위해 지역 언론사 기자들에게 준 돈만 1억 원이 넘는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습니다.
[한문혁/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 형사2부장검사 : "지역 개발 인·허가권을 둘러싸고 개발업자, 지역 토착 브로커, 지역 언론, 지자체가 유착하여 인·허가권을 남용함으로써..."]
불법 증축된 이 시설은 지금도 영업 중입니다.
[가평 OO 수상레저시설 직원/음성변조 : "현재 일을 하고 있는 거죠. (구체적인 이야기는) 정확하게 본사나 이렇게 공문을 통해서..."]
가평군청은 "수상레저 시설을 지을 수 있는 구역이고, 현재는 허가를 받은 상태기 때문에, 합법 시설 허가를 번복하기 어렵다"는 입장입니다.
검찰은 업체 회장과 공무원, 브로커, 기자 등 16명을 재판에 넘겼습니다.
KBS 뉴스 황현규입니다.
촬영기자:김재현 하정현/영상편집:이현모/그래픽:채상우
■ 제보하기
▷ 카카오톡 : 'KBS제보' 검색
▷ 전화 : 02-781-1234
▷ 이메일 : kbs1234@kbs.co.kr
▷ 뉴스홈페이지 : https://goo.gl/4bWbkG
황현규 기자 (help@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단독] 군, 무인기 격추용 ‘재머’ 국가중요시설에서 빌려 긴급 배치
- 교사 ‘능욕’하는 제자…불법 촬영물 거래에도 “수사 어려워”
- 安 ‘출마 선언’·金 ‘세 확산’…‘거취 압박’ 나경원은?
- ‘연초배급 명부’ 들여다보니…사도광산 강제동원 7백여 명 확인
- 경찰, 숨진 ‘빌라왕’ 배후 수사 착수…총책 구속영장 신청
- “김만배 ‘언론계 로비설’ 확산…판검사·공무원 골프 접대도”
- [제보] 난데없는 입금 뒤 ‘묻지마’ 계좌정지…금융위 “대책 마련할 것”
- ‘경영계 숙원’ 파견제·대체근로도 손본다…“기업 편들기” 반발
- 국내 최대 규모 ‘가평 빠지’, 조사해보니 불법 증축에 뇌물·로비까지
- 브라질 전 대통령 지지자들 의회 난입…룰라 “광신도 파시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