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방식 계속 진화…친구, 선생님, 심지어 부모까지
[앵커]
이 문제 취재한 황다예 기자와 이야기 좀 더 나눠보겠습니다.
능욕 성범죄, 대체 '왜' 이런 일을 저지르는 건가요?
[기자]
사실 특별한 이유도 없습니다.
실질적인 '묻지 마 범죄'에 가깝습니다.
대상도 친구, 연인, 선생님, 심지어 부모까지 가리지 않는데, 최근 통계를 보면, 가해자는 대부분 10대입니다.
아무래도 지인 관계다 보니, 개인정보도 쉽게 입수하고, 촬영 등을 위한 접근도 자연스러운데, 불법 촬영 장비들도 온라인 등에서 별 규제 없이 청소년들에게 판매되고 있어서 관련 대책도 시급해 보입니다.
[앵커]
이런 범죄, 얼마나 많이 발생하고 있나요?
[기자]
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조치 현황을 보면요, 2020년부터 3년 간 매해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 통계는 능욕 성범죄 유형 중 허위영상물, 이른바 딥페이크가 포함된 건만 해당됩니다.
오늘(9일) 보도해 드린 교사 사례 같은 경우는, 별도의 범죄로 분류되지도 않아서 실태 파악 자체가 어렵습니다.
[앵커]
방금 '딥페이크' 언급하셨는데, 그것 말고도 수법은 많잖아요?
[기자]
네, 능욕 성범죄라는 게 초기에는 지인 사진을 음란물과 합성해서 유포하는 방식이 화제가 됐습니다.
2020년 '딥페이크 처벌법'이 제정된 이유입니다.
그러나 처벌 대상이 합성 사진이나 합성 영상에 한정된다는 얘기는 결국 '합성물이 없는' 능욕 성범죄는 처벌에서 빠져나갈 구멍이 있다는 얘기와 마찬가집니다.
결과적으로, 조작되지 않은 실제 사진이 노골적으로 유포되고 있고, 거기에, 피해자 실명과 전화번호 등 신상 정보까지 더해지면서 괴롭힘의 강도가 세졌습니다.
[앵커]
전화번호나 주소까지 같이 공개하니까 또 다른 '대면 범죄'로도 이어질 수 있겠어요?
[기자]
네, 법적인 대책을 서둘러야 하는 이유입니다.
앞서도 잠시 언급됐듯이, 법무부에서 석 달 전 관련 입법을 예고하긴 했는데, 비슷한 법이 국회에 2년째 계류 중인 것도 있어서, 언제 시행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무엇보다 '가해자에게도 무슨 사연이 있지 않았겠나, 일종의 복수 같은 거 아니었겠나' 라고 생각하는 관점, 다시 말해 범죄에 '서사'를 부여하는 이 관점이 가장 큰 문제라고, 저희가 인터뷰한 국회 입법조사관이 말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사회적 인식 변화부터 시급해 보이는군요.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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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다예 기자 (allye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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