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진 ‘제주 빌라왕’의 배후는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였다
경찰이 ‘제주 빌라왕 사망 사건’ 배후로 한 부동산 컨설팅업체 대표를 특정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이 배후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이날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사망한 임대인 사건의 배후를 최근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 청장이 언급한 것은 서울 강서구 일대 신축 빌라와 오피스텔 240여채를 보유한 40대 남성 정모씨가 2021년 7월30일 제주에서 사망한 사건이다. 이로 인해 다수의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떼일 상황에 처했다.
경찰은 정씨의 대리인이 정씨 사망 후에도 위임장을 갖고 부동산 계약을 한 사실을 확인하고 ‘윗선’을 수사해왔다. 경찰 관계자는 “제주에서 사망한 빌라왕은 말 그대로 ‘바지(사장)’에 가까운 경우였다”며 “부동산 컨설팅업체가 실질적인 조직으로 보인다”고 했다. 경찰은 숨진 정씨를 포함해 일부 빌라왕들이 이 업체가 동원한 단순 명의 대여자인 것으로 보고, 업체 대표 신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최근 신청했다. 경찰이 지금까지 파악한 ‘바지사장’만 7명에 이른다.
윤 청장은 1139채의 빌라와 오피스텔을 보유한 채 사망한 다른 ‘빌라왕’ 김모씨 건에 대해서도 “관계자 및 분양업자 5명을 입건해 전체 계좌와 압수물 분석 등 집중 수사 중이며, 추가 2명에 대해서도 국토교통부 제공 정보를 토대로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7월25일부터 경찰청 내에 전세사기 전담 수사팀을 꾸려 무자본 갭투자 등 관련 범죄에 대한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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