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쏟아도 안 꺼진 전기차 불…아파트 주차장 안이었다면?
진압에 2시간50분 달해
내연차량보다 비율 적지만
약품 개발 등 대비 필요
주차된 전기차에서 연이어 화재가 발생했다. 전기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특성상 폭발하듯 불이 번지는 데다, 진화도 어렵기 때문에 아파트 등 건물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할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테슬라 서비스센터에 주차돼 있던 테슬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모델X에서 불이 나 2시간50분 만에 진압됐다. 지난달 15일에는 제주 서귀포시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쉐보레 볼트 EV에서 화재가 났다. 이동식 소화수조를 이용해 진화하는 데 1시간28분이 걸렸다. 지난해 1월에도 경북 경주 남산동 주차장에서 충전 중이던 볼트 EV에서 불이 난 바 있다.
세 사고 모두 인명 피해는 없었고, 차량 외는 큰 재산 피해를 내지 않았다. 그러나 지하에서 충전 중이거나 주차 중인 전기차에서 화재가 난다면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연쇄 폭발로 이어질 수 있는 데다 화재 진압도 어렵다. 대통령실을 비롯한 정부 부처와 일부 공공기관에는 전기차가 공무차로 제공되고 충전소도 갖추고 있다. 화재가 발생할 경우 대형 피해는 물론 경호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
현재까지 전기차 화재를 진압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이동식 소화수조를 이용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장치가 건물 지하로 들어가는 때는 주차된 차량 등 여러 장애물을 피해야 한다.
이와 달리 ‘전기차=화재 위험’이라는 인식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있다. 전기차의 화재 비율은 내연기관차량의 60분의 1 수준이란 조사가 있다. 미국의 보험서비스 제공업체 오토인슈어런스EZ가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와 교통통계국 자료를 분석해 지난해 1월 발표한 자료를 보면 전기차 10만대당 화재 건수는 25.1대다.
반면 내연기관차는 10만대당 1529.9대, 하이브리드차량은 가장 높은 3475.5대다. 오히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량에 비해 화재가 잘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만 화재가 발생할 경우 소화나 진압이 어렵고 오래 걸려 치명적인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수조에 집어넣어도 화재 진압에 2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고, 수조를 들고 다니기 위해서는 엄청난 장비도 필요하다”며 “새로운 화학 약품 같은 것이 개발돼야 하지만 1~2년 안에 나오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은 그러나 “화재 위험성을 침소봉대해서 전기차로의 전환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면서 “안전에 최대한 만전을 기하면서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
- 이재명 “희생제물 된 아내···미안하다, 사랑한다”
- ‘거제 교제폭력 사망’ 가해자 징역 12년…유족 “감옥 갔다 와도 30대, 우리 딸은 세상에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