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는 날, 목숨 걸었다”…얼음 호수 빠진 학생 2명 구한 40대男

류영상 매경닷컴 기자(ifyouare@mk.co.kr) 2023. 1. 9.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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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교육청 감사장 수여
구명환으로 학생들 구하는 김형학 소방위[사진 = 전북소방본부]
“아이들을 구하려다 저도 물에 빠졌다. 하지만 아이들이 저체온증이 오지 않도록 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44분께 전주시 송천동 세병공원 내 세병호에서 얼음 호수에 빠진 중학생 2명을 구한 남원소방서 소속 김형학(42) 소방위는 당시 상황을 이렇게 회상했다.

김 소방위는 근무가 비번이던 사고 당일 집 근처 호숫가를 걸으며 산책 중이었다.

그러던 중 “살려달라”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고 한다. 달려가 현장 상황을 살핀 김 소방위는 “살얼음이 낀 호수 정중앙에 학생 두 명이 머리만 내민 채 빠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소방위는 호숫가에 있는 구명환을 던져 먼저 한 아이를 구했다. 사고 지점에서 약 20m 떨어진 지점이었다.

한 아이를 구하고 잠시 뒤 약해진 호수 얼음이 깨지면서 김 소방위도 물에 빠졌다.

동료의 도움을 받아 물에서 빠져나온 김 소방위는 영하의 날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아직 구조되지 못한 학생에게 달려가 구조 작업을 이어갔다. 전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이날 전주 낮 최저 기온은 영하 3도였다.

서거석 교육감(오른쪽)이 9일 전주시 에코시티 내 세병호에 빠진 학생들을 구조한 장수소방서 소속 김형학 소방위에게 감사패를 전달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 전북교육청]
서거석 교육감은 9일 도교육청 5층 접견실에서 김 소방위에게 감사장과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날 수여식에는 당시 구조된 중학생 2명과 학부모, 학교장 등이 함께 참석해 자신들의 생명을 구해준 김 소방위에게 감사의 인사를 표했다.

서거석 교육감은 “차가운 물에 빠진 학생들을 외면하지 않고 자신의 몸을 희생하면서귀중한 생명을 구해준 김형학 소방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김 소방위의 희생정신을 본받아 우리 학생들도 따뜻하고 성숙한 마음을 지닌 어른으로 커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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