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풍자 전시회 개막 직전 갑자기 철거 - 또 불거진 '표현의 자유'
[뉴스데스크]
◀ 앵커 ▶
오늘 국회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졌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정치권을 풍자하는 전시회가 오늘부터 열릴 예정이었는데, 국회 사무처가 새벽에 갑자기 작품들을 모두 철거했습니다.
전시회를 준비한 작가들과 야당 의원들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거라면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건휘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 리포트 ▶
국회 의원회관 로비에 설치된 미술 작품들.
'굿바이전'이라는 전시회를 위해 설치됐습니다.
원래 오늘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새벽에 전격 철거됐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큰 칼을 들고 있는 그림.
작가는 '민주주의를 배회하는 지나치게 크고 불쾌한 거인'이라는 제목을 붙였습니다.
스페인 화가 고야의 대표작 '거인'을 패러디한 그림입니다.
영화 '헤어질 결심'의 포스터를 패러디해, 한남동 관저 리모델링 수의계약을 풍자한 작품도 있습니다.
전시회는 서울 민예총 등 작가 30명과 야당 국회의원 12명이 함께 준비했습니다.
작가들은 "10.29 참사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면서 "권력에 대한 풍자와 비판"을 위해 준비했다고 밝혔습니다.
국회 사무처는 처음에는 전시회를 허가했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어젯밤 철거를 통보하고, 새벽에 모든 작품을 철거했습니다.
"특정 개인이나 단체 비방 등의 행사는 허가하지 않는다"는 국회 장소이용 내규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전시를 주관한 국회의원들은 반발했습니다.
[최강욱/더불어민주당 의원] "신학철 화백의 모내기를 몰수하며 국가보안법 위반이라 낙인찍었던 1989년을 떠올리게 합니다. 과거로의 퇴행은 결코 용납할 수 없습니다."
작가들도 강력히 반발하며, 국회에 항의했습니다.
[고경일/만화가 ('굿바이전' 조직위원장)] "21세기에 이런 현실 속에서 우리가 작품을 한다는 것이 너무 안타깝고 참담합니다."
국회 사무처는 10.29 참사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라, 시기가 부적절하다고 봤다고 밝혔습니다.
[이광재/국회 사무총장] "충분히 소통이 이뤄지지 못한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표현의 자유' 뒤에 숨은 대선 불복이라고 비난했습니다.
[박정하/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정치 풍자의 수준을 넘은 국가 원수에 대한 인신모독입니다. 저질 전시회를 공동 주관한 민주당 의원들의 처신도 한심합니다."
작년에는 부천국제만화축제에서 고등학생이 그린 '윤석열차'라는 풍자 만화가 금상을 받은 것을 정부가 엄중 경고하면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벌어진 적도 있습니다.
MBC뉴스 김건휘입니다.
영상취재 : 황상욱·김동세 / 영상편집 : 장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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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황상욱·김동세 / 영상편집 : 장동준
김건휘 기자(gunning@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444023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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