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제주 일정 거부당해…‘윤심’ 표출 뒤 집단 배척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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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제주도 방문 일정이 하루 전날 전격 취소됐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난색을 표시해 일정이 무산된 것인데,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는 나 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거부감이 드러난 뒤 지역도당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제주도당이 취소를 결정한 것은 나 부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불쾌감을 표시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기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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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권력투쟁]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제주도 방문 일정이 하루 전날 전격 취소됐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난색을 표시해 일정이 무산된 것인데, 전당대회에 출마하려는 나 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거부감이 드러난 뒤 지역도당까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모양새다.
나 부위원장 쪽 관계자는 9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당원 특강을 하루 앞두고 제주도당으로부터 일정을 변경하자는 연락을 받았다”며 “하루 전날 갑자기 일정이 취소돼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애초 10일 오후 제주를 찾아 기자간담회와 당원 특강을 하려 했다. 이는 이미 한 달 가량 전 잡혀 기자들에게 공지된 일정이었다.
국민의힘 제주도당은 이날 오후 3시께 나 부위원장의 방문 일정을 지역기자단에 문자 메시지로 알렸다가 약 2시간 뒤 돌연 일정이 취소된다고 공지했다. 나 부위원장 쪽 관계자는 “제주도당이 무슨 힘이 있겠나. 위에서 지시가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일정은 제주도당 요구로 취소됐다고 한다. 이날 오후 허용진 제주도당위원장은 나 부위원장에게 전화해 “시기적으로 민감하니 다음에 일정을 잡는 게 어떻겠느냐”고 먼저 일정 취소를 제안했고, 나 부위원장이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허 위원장은 <한겨레>에 “(예정된 일정은) 당원 교육이지, 당대표 선거 운동하는 게 아니다”라며 “그러면 적어도 당 정부의 정책 기조는 맞아야 된다. 그런데 최근에 나 부위원장이 정부의 정책 기조와 다른 정책을 고집하는 모습을 보여버렸다”며 일정 취소 이유를 설명했다.
제주도당이 취소를 결정한 것은 나 부위원장의 전대 출마에 불쾌감을 표시한 대통령실과 친윤계의 기류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나 부위원장이 전대 출마 뜻을 피력한 뒤 대통령실은 지난 6일 그의 ‘출산시 대출 원금 일부 탕감’ 언급을 별도로 지목해 “윤석열 정부 기조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공개 반박했다. 이후 당내 친윤계는 대통령실에서 불출마 신호를 줬는데도 나 부위원장이 이를 거스른다는 비판을 퍼부었다.
나 부위원장은 딜레마에 빠진 형국이다.
나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지지층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도 국민의힘 청년 당원 100여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당원 지지율에서 압도적 1위인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인위적 정치공세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실이 직접 후보 교통정리를 한다는 등의 온갖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되고 있다”며 “나경원 부위원장은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해달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윤심’이 이미 김기현 의원으로 기울어진 상황에서 출마 강행은 상당한 부담이다.
그러나 자신의 저출산 해결 방안이 대통령실로부터 공개 면박 당한 상황에서 ‘대통령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에 그대로 머물기도 곤혹스럽다. 대통령실 주변에서는 ‘해촉’ 언급도 나온다. 한 당 지도부 의원은 “나 부위원장은 출마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겠지만, 용산의 시그널이 심상치 않으니 고민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김해정 기자 se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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