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제주도당 방문 하루 전 취소···도당 “대통령실과 대립하는 상황서 당원 교육 부적절”
10일로 예정됐던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국민의힘 제주도당 방문 일정이 하루 전인 9일 전면 취소됐다. 제주도당 측은 최근 ‘출산시 부채 탕감 검토’ 발언으로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충돌하는 시점에서 당원 교육을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허용진 국민의힘 제주도당 위원장은 이날 통화에서 “집권여당인데, (나 부위원장이) 정부 정책과 다른 정책을 밀어붙일 듯한 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실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줘서 당원들이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당원 교육을 위한 선생님 자격으로 나서는 것은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나 부위원장) 본인이 자초한 측면이 강하다. 본인이 이해를 해야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허 위원장은 이날 오후 늦게 나 부위원장에게 전화해 “(당원 교육 일정을) 취소 내지 연기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며 “나 부위원장도 수긍하고 ‘알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 측도 통화에서 “도당에서 일정을 다음으로 미뤘으면 좋겠다고 요청이 왔다”고 밝혔다.
허 위원장은 한 달 전쯤 나 부위원장의 당원 교육이 잡혔으며, 강연 취소 결정은 국민의힘 중앙당과의 논의 없이 도당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주도당 관계자도 대통령실 등이 나 부위원장 일정 취소를 요구했느냐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고 말했다.
나 부위원장은 당초 10일 제주에 방문해 기자간담회, 당원 특강, 당원 만찬 등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이 같은 일정은 이날 언론에도 공지됐다.
나 부위원장이 대통령실로부터 십자포화를 맞는 시점이라 그가 제주에 방문해 당대표 선거 출마, 윤석열 대통령과의 관계 등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됐다. 나 부위원장에 대한 대통령실의 강도 높은 비판에는 윤 대통령 뜻이 담겨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수용해 불출마하거나, 출마할 거면 윤 대통령과 갈라설 각오를 하라는 경고의 의미가 담겼다는 것이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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