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 “나는 그들에게 꼽사리(third wheel)였다”···또 영국 왕실 비난

손봉석 기자 2023. 1. 9.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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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연합



영국 해리 왕자가 영국 왕실을 겨냥한 비방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8일(현지시간) 영국 ITV 방송과 가진 인터뷰에서 형 윌리엄 왕세자 부부 등 왕실 가족과 관계를 언급하면서 ‘나는 꼽사리(third wheel)에 불과했다’는 등 정제되지 않은 표현까지 동원해 심경을 토로했다. 인터뷰는 해리왕자 자서전 ‘스페어(Spare·예비용)’ 출간과 맞물려 이뤄진 것 중 하나다.

해리 왕자는 사전 유출된 자서전에서 아프간전에서 25명을 사살했다는 등 돌출 발언을 내놔 영국 안팎에서 도마 위에 오른 상태다. 그는 인터뷰에서도 형과 형수를 포함한 왕실과의 관계를 화두로 삼았다.

해리 왕자는 메건 마클과 결혼하면서 형인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잘 지낼 수 있기를 희망했으나, 윌리엄 부부가 메건을 환영하는 데엔 고정관념에 따른 ‘장벽’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메건은 미국 출신 흑인계 배우로, 한차례 이혼 후에 해리왕자와 연애를 거쳐 결혼을 했다.

해리 왕자는 “우리가 네 명이 돼서 형과 나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고, 함께 나가 일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내가 그들에게 꼽사리로서 많이 했던 일”이라며 “때로 즐겁기도 했지만 때로 조금은 이상한 일이기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들은 내가 메건 같이 매우 성공적인 경력을 쌓은 누군가와 사귀게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해리 왕자는 메건과 결혼하면서 왕실에서 독립을 선언한 후 왕실과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점을 의식한 듯한 발언도 했다.

해리 왕자는 “그들은 화해할 의지가 전혀 없어 보인다”며 “침묵하는 것은 가해자가 계속 학대하도록 허용할 뿐”이라고 말했다.

앞서 불화의 씨앗이 된 메건의 ‘인종차별 피해’ 주장과 관련해선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메건이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와 인터뷰에서 “아들 아치의 피부색이 얼마나 어두울지를 놓고 근심하는 대화가 있었다”고 말해 왕실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주장으로 해석이 됐다.

그러나 이날 해리 왕자는 당시 메건의 발언이 가족들에게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뜻인지 묻자 “아니다. 영국 언론이 그렇게 말한 것”이라며 “메건이 언제 ‘그들이 인종차별주의자’라고 말한 적이 있나”라고 반박했다.

해리 왕자는 왕실 일부와 대중지를 겨냥해 “악마와의 동침”을 선택한 이들이 있다고 독설을 날렸다.

해리 왕자는 미국 방송 CBS와 가진 인터뷰에선 아버지 찰스 3세와 커밀라 왕비의 과거 불륜에 대해 언급하면서 커밀라를 ‘부모의 결혼생활에 있던 세번째 사람’(She was the third person in their marriage)이라고 칭하며 반감을 드러냈다.

이는 생모 다이애나비가 1995년 영국 공영방송 BBC와 인터뷰에서 당시 찰스 왕세자 불륜을 처음 폭로하면서 커밀라를 지칭한 표현이다. 그러면서 해리 왕자는 “커밀라는 악당(villain)과 같았고 이 때문에 이미지를 쇄신해야 했다. 이를 위해 그녀는 언론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는데, 언론과 연결되면서 위험해졌다”고 저격을 했다.

해리 왕자는 자서전에서 커밀라 왕비가 과거 윌리엄 왕세자와의 대화를 언론에 흘렸다고 비난한 바 있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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