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네카오 바닥론', 2022년 오류의 반복일까

2023. 1. 9.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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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플랫폼주 바닥론 ‘솔솔’
증권사 “하반기 이익 개선 본격화”
악재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평가
2022년 네카오 바닥론 전망 빗나가
불확실성 커 주가 흐름 예단 어려워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바닥을 찍었으니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오고 있다.[사진=뉴시스]

증권업계가 '네카오 주가 바닥론'을 꺼냈다. 국내 증시를 대표하는 기술주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주가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거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네이버 주가는 추가 하락이 제한적인 바닥권"이라면서 "올해 하반기 체질 개선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카카오 매수 리포트에선 "현재 주가는 최악의 악재를 모두 반영하고 있는 수준"이라면서 "앞으로 긍정적인 신호에 더욱 탄력적으로 반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 네카오 바닥론의 골자=악재 대부분이 주가에 반영된 상황이어서 더 이상 하락을 부추길 이슈가 없다는 게 바닥론의 골자다. 올해는 두드러진 실적을 내면서 주가가 다시 반등할 거란 얘기다. 유진투자증권은 네이버를 두고 "미국 포시마크 편입 효과로 올해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네이버는 지난 5일자로 북미 최대 C2C 플랫폼 '포시마크'를 계열사로 편입했다.

현대차증권은 올해 상반기 카카오의 실적 개선을 예상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톡 개편에 따라 톡비즈의 성장이 다시 시작될 공산이 크고, 카카오엔터 콘텐츠의 라인업도 기대받을 만하다"면서 "오픈채팅 기능도 강화해 2분기부터는 의미 있는 톡비즈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카오 바닥론의 또다른 근거는 최근 주가 흐름이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네이버 주가는 10.70%(이하 9일 종가 기준) 올랐고, 카카오 역시 15.07% 상승했다.

■ 2022년 데자뷔 가능성=하지만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도한 긍정론을 근거로 '네카오 바닥론'을 꺼내든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플랫폼 규제를 공론화하면서 두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던 지난해 초 증권가는 "새 정부가 규제 완화 기조를 보일 것으로 점쳐지는 데다 하반기부터 네카오의 글로벌 사업과 신사업이 본격적으로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는 이유를 들면서 "네카오 주가가 바닥을 치고 하반기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맞아떨어지지 않았다.

두 회사 주가는 되레 반토막이 났다. 네이버는 37만8500원에 2022년 장을 출발했는데, 연말엔 17만7500원으로 꺾이면서 53.10% 하락했다. 카카오 역시 비슷한 주가 수익률(-52.80%ㆍ연초 11만2500원→연말 5만3100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1년 내내 한파가 불어닥친 코스피 등락률이 -24.89%였다는 걸 고려하면 이들 주가는 이보다 더 심각한 혹한기에 시달렸다는 얘기다.

[사진 | 뉴시스, 자료 | 한국거래소]

두 회사는 투자자별 거래 실적에서도 외국인투자자가 팔고 개인투자자가 사들이는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2022년 외국인투자자는 네이버 주식을 3조515억원을 순매도했고, 개인투자자는 3조2262억원을 사들였다. 같은 기간 카카오는 외국인이 1조6725억원을 순매도, 개인이 2조2627억원을 순매수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의 가파른 긴축 행보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맞물리면서 대표적 성장주로 분류되는 두 종목에 외국인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졌던 거다. 바다 건너 미국 빅테크가 줄줄이 저조한 실적을 발표한 데다 네이버와 카카오 역시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 올해는 어떨까=문제는 올해 역시 '상승 반전'을 꾀하기엔 경영 환경이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이다. 연준은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을 통해 연내에 기준금리를 끌어내리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두 회사의 주요 수익원인 광고·커머스 업황이 구조적인 침체에 빠져있는 만큼, 이익 개선을 장담하기도 어렵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성급히 바닥론을 믿고 투자에 나섰다가 실제로 주가가 바닥이 아니라는 게 밝혀져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다"면서 "주가의 변수인 실적에서 성과를 내면 올 하반기부터 대세 상승장을 연출할 수 있겠지만, 올해에도 증시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선 약세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네카오 바닥론은 과연 증권사의 바람일까, 아니면 실현 가능한 전망일까.

김다린 더스쿠프 기자
quill@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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