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잔소리해서 미안” 6살 송세윤 군, 4명 살리고 하늘로 떠나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rightside@mk.co.kr) 2023. 1. 9. 19:3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아픈 자동차’ 고치는 정비사 꿈꿔
가족들 “아픈 아이, 엄마 마음 알기에 기증 결심”
송세윤 군. [사진 출처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지난해 말 4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생을 마감한 6살 송세윤 군의 가슴 뭉클한 사연이 전해졌다.

9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작년 12월 28일 제주대학교병원에서 당시 6살이었던 송 군이 뇌사 장기 기증으로 심장, 폐장, 신장(좌, 우)을 기증해 4명의 생명을 살리고 짧지만 아름다운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송 군은 태어나자마자 장티푸스 질환에 걸려 수술을 받았다. 이후 건강하게 자라던 중 작년 12월 1일 구토와 복통을 호소하며 쓰러졌다. 당시 심장마비가 온 송 군은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병원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회복이 어려운 뇌사상태가 됐다.

제주도에서 태어난 송 군은 밝고 활동적이며 자기보다 어린아이들을 돌보며 항상 양보하는 성격으로 돈가스와 자장면을 좋아했다. 특히 자동차를 좋아해 ‘아픈 자동차’를 고쳐주는 정비사를 꿈꿨던 것으로 전해졌다.

송 군의 가족은 갑자기 쓰러진 아이를 그대로 떠나보낼 수 없어 어디에선 가라도 살아 숨 쉬길 바라는 마음에 기증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송 군의 어머니 송승아 씨는 “세상 엄마 중에 저처럼 아이가 아파서 힘들어하는 엄마들도 있을 텐데 세윤이의 몸 일부가 어디선가 살아 숨 쉬고 기증받은 아이와 그 가족도 행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기증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송 씨는 “세윤아, 엄마야. 이제 엄마 걱정하지 말고, 하늘나라에서는 다른 아이들처럼 하고 싶은 것 다 하면서 살아. 매일 사탕, 초콜릿 먹지 말라고 잔소리만 한 것만 같아 미안해. 세윤아. 엄마가 사랑해. 늘 엄마가 생각할게”라고 송 군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어린 자식을 떠나보내는 슬픔을 이해하기도 표현하기도 없지만, 다른 아픔 속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이런 결정을 내려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생명 나눔을 실천해주신 기증자와 기증자 가족의 숭고한 마음이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