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째 저격한 대통령실…나경원 당권 도전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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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해온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결심이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직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꺼낸 '셋째 아이 출산 시 전세·주택대출 탕감' 정책 구상을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나흘 연속 '저격'하면서, 오히려 그의 출마 여부가 전대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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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를 저울질해온 나경원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결심이 머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직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으로서 꺼낸 '셋째 아이 출산 시 전세·주택대출 탕감' 정책 구상을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나흘 연속 '저격'하면서, 오히려 그의 출마 여부가 전대 최대변수로 떠올랐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9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장관급 고위공직자가 정부 정책 기조와 정반대 이야기를 하면서 거짓말을 했다"며 "고위공직을 당대표 선거를 위한 도구로 활용한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국가 중대사에 대한 국민적 혼란을 불렀다'는 책임론까지 제기했다.
나 전 원내대표는 헝가리 성공사례를 본뜬 지난 5일 신년간담회에서의 제안이 저고위 내부 검토를 거쳤고 연 12조원 소요 추계도 이 과정에서 나왔다는 입장이나, 대통령실은 위원회 정식 회의가 없었다며 '거짓말'로 규정했다. 다만 저고위는 대통령이 당연직 위원장이고 부위원장이 사실상 기관장 역할을 해와 논쟁적이다. 연 20억원 예산·직원 19명 수준에서 출발한 '나경원 체제'의 저고위는 총 11개 부처 차관이 참여하는 산하 운영위, 차관회의, 제8기 민간위원 위촉 등 체제를 갖춰왔다.
지난 6일 안상훈 대통령실이 '총대'를 멘 공개 비판에 나 전 원내대표는 8일 "대통령실의 우려 표명에 대해 십분 이해한다"면서 대립각을 자제했으나, 대통령실의 저격이 계속되자 공개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대통령실에선 7일 한 종편 보도를 통해 윤 대통령의 '불쾌감' '격노설'이 흘러나왔다. 8일에도 핵심관계자가 "국가적 중대사인 인구정책을 총괄하는 부위원장으로서 지극히 부적절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다"며 "대단히 실망" 등 책망을 이어갔다. 부위원장 해촉 검토 언급까지 나왔다.
친윤석열계의 조직적 지원을 받는 당권주자 김기현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에서 "정부직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면서 당의 대표를 한다면 그것이 국민 정서에 바람직한 것이냐는 비판이 들어올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친윤계 모임 '국민공감' 간사 일원인 박수영 의원은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는 분"이라며 "(여당·윤 대통령 지지층 내) 지지율 조금 높다고 대통령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한다"고 힐난했고, 김정재 의원이 "예전의 '유승민의 길' 아니냐"고 반윤(反尹) 프레임을 씌웠다.
나 전 원내대표로선 당권 도전과 부위원장직 포기를 동시에 종용받게 돼 윤심(尹心)·계파가 동반된 전방위 압박을 받는 형국이다. 다만 그는 한 언론을 통해 "마음이 달라진 것 없다"며 "다수의 당원은 나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지난 6일 한 지역방송에서 당권 도전 여부 관련 "좀 더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고 밝힌 것의 연장으로 풀이됐다.
권력 핵심부의 사실상 경선 개입 의혹에 당내 역풍 조짐도 있다. '국민의힘 청년당원 100인'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나 전 원내대표 출마 촉구 기자회견을 열어 "당원지지율 압도적 1위인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려는 인위적 정치공세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실이 직접 후보 교통정리를 한다'는 등의 온갖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된다"고 비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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