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PGA 투어 새해 첫 대회부터 톱5…특급 상금 7억원 ‘돈방석’(종합)
전 세계 1위 람, 9타 차까지 벌어진 격차 뒤집고 ‘대역전승’
LIV 골프 대항 특급 대회로 승격…총상금 1500만 달러 증액
김주형은 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마우이섬 카팔루아의 카팔루아 플랜테이션 코스(파73)에서 열린 PGA 투어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총상금 1500만 달러)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8타를 쳤고, 최종 합계 22언더파 270타를 기록해 공동 5위로 마무리했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PGA 투어에서 우승했거나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나갔던 선수들만 출전할 수 있는 ‘왕중왕전’이나 다름없다. 김주형은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과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서 2승을 획득해 처음으로 이 대회에 출전했다.
위상 달라진 ‘왕중왕전’…꼴찌 상금도 2억5천만원
공동 5위로 출발한 김주형은 11번홀까지는 버디와 보기 하나씩을 맞바꿔 타수를 줄이지 못하고 10위 밖으로 밀려났다. 그러나 12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홀 2m 거리에 붙인 뒤 첫 버디를 잡아낸 것을 시작으로, 막판 7개 홀에서 버디만 5개를 기록하는 스퍼트를 펼쳤다.
이경훈(32)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로 6타를 줄여 공동 7위(21언더파 271타)에 이름을 올렸다. 동반 톱10에 도전했던 임성재(25)는 3타를 줄이는 데 그쳐 공동 13위(19언더파 273타)에 자리했다. 버디를 7개나 잡았지만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범한 것이 뼈아팠다.
리브(LIV) 골프에 대항하는 특급 대회 17개 가운데 하나로 지정된 이번 대회는 총상금이 지난해 820만 달러(약 102억원)에서 약 2배 가까이 늘어난 1500만 달러(약 187억원)로 책정됐다. 1년 전 147만6000 달러(약 18억3000만원)였던 우승 상금 역시 270만 달러(약 33억6000만원)로 크게 늘었다. 최하위에 머문 채드 레이미(미국)도 20만1000 달러(약 2억5000만원)를 획득했는데, 이는 지난해 9위를 기록해야 받을 수 있는 상금이었다.
J.J. 스폰과 함께 공동 5위를 기록한 김주형은 상금을 55만5000 달러(약 6억9000만원)씩 나눠 가졌다. 공동 7위 이경훈은 36만8750 달러(약 4억5000만원), 공동 13위 임성재는 26만5000 달러(약 3억3000만원)를 획득했다. 우승자 존 람이 270만 달러의 주인공이 됐고, 준우승한 콜린 모리카와도 150만 달러(약 18억6000만원)를 벌어들였다.
상승세를 탄 ‘코리안 브라더스’는 오는 13일부터 나흘간 소니 오픈 인 하와이가 열리는 하와이주의 호놀룰루로 자리를 옮겨 새해 첫 우승 사냥에 나선다. 김주형, 이경훈, 임성재 외에 ‘탱크’ 최경주(53)를 비롯해 김시우(28), 안병훈(32), 김성현(25)이 소니 오픈에서 2023년의 첫 대회를 치른다.
우승은 김주형과 같은 조로 경기한 존 람(스페인·27언더파 265타)이 차지했다. 람은 지난해 5월 멕시코 오픈 이후 8개월 만에 우승을 추가하며 PGA 투어 통산 8승째를 거뒀다. 아울러 7년 연속 PGA 투어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기록도 써냈다. 3라운드까지 선두 콜린 모리카와(미국)에게 7타 뒤진 공동 5위였던 람은 최종 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9개 등을 뽑아내며 10언더파를 몰아쳐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2위에 6타 차로 앞선 채 마지막 날 경기를 시작한 모리카와는 6번홀까지 버디만 3개를 잡으며 우승을 예약하는 듯했다. 람은 1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한때 모리카와에 9타 차까지 뒤져 있었다. 이후 차곡차곡 버디를 쌓은 람은 12~14번홀 버디에서 3연속 버디를 낚으며 선두를 맹추격했다. 이어 15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홀 약 3.5m 거리에 보낸 뒤 이글 퍼트에 성공했고 같은 시간 모리카와는 14번홀(파4)에서 이번 대회 첫 보기를 적어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15번 홀에서 승부는 갈렸다. 모리카와는 15번홀(파5)에서 웨지 샷이 두껍게 맞으며 그린에 올리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이어진 16번홀(파4)에서도 비슷한 실수가 이어졌다. 그러면서 14번홀부터 16번홀까지 3연속 보기를 범하며 결국 람에게 2타 차로 밀리고 말았다.
람은 “오늘은 미친 날이었다”며 믿을 수 없다는 듯 우승 소감을 밝혔다. 람은 17번홀 페어웨이를 걸어 내려가면서 스코어보드를 보고 자신이 단독 선두라는 사실을 알아챘다. 그러면서 옆에 있던 캐디에게 “이게 무슨 일이냐”고 말을 건네며 어안이 벙벙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주미희 (joomh@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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