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관계에 붙이는 '라벨'…MZ세대의 '인덱스 관계'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우리가 살다 보면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게 됩니다.
여러분은 이 인간관계를 어떻게 관리하고 계시나요.
MZ세대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을 만들고 인덱스를 붙인다고 하는데요.
이민영 박사님과 이야기해봅니다. 어서 오세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반갑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MZ세대의 인간관계, 인덱스 관계라는 단어가 등장을 했습니다.
어떤 의미일까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2023 트렌드 코리아에 새로 언급된 단어인데요.
아마 인덱스가 뭔지 아실 거예요.
우리가 문구점에서 사서 쓰는 그 책을 보다가 모르는 부분이 있다, 중요한 부분이 있다, 그럼 이렇게 표시해 둔 그 인덱스 이 용어에서 가지고 온 단어입니다.
그런데 우리가 친구나 인간관계를 만들 때에도 이 관계에 라벨을 붙인다라고 생각을 하시면 되는데요.
예를 들어 이런 거죠.
A라는 친구는 직장 내에서 업무에 대한 도움을 받는 친구, 또 B라는 친구는 최신 뉴스를 알려주는 친구, 또 C라는 친구는 맛집을 알려주는 친구 이런 식인 겁니다.
그럼 어떤 목적을 갖고 친구를 사귄다라는 의미보다는 우리가 친구를 사귀는 채널이 굉장히 다양해졌잖아요.
예를 들어서 동네 친구, 학교 친구, 직장 동료, 예전에 관계가 이렇게 만들어졌을 텐데 인친이라는 단어 아시잖아요.
서현아 앵커
인스타 친구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이런 식으로 다양한 통로를 통해서 다양한 친구 맺기가 가능해지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입니다.
우리가 몇 명의 친구를 밀도 있게 사귀는 것보다는 넓은 범위의 친구 맺기가 가능해지면서 인친, 트친, 실친, 이런 식으로의 관계를 분류할 수 있는 그런 인간관계를 인덱스 관계 이렇게 이야기를 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여러 가지 통로로 맺어진 관계를 인덱스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모습을 표현한 단어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보통 SNS를 이용해서 인간관계를 인덱스 한다고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제가 조금 전에도 말씀을 드렸지만 인친, 트친, 실친, 이러한 용어가 인덱스 관계의 대표적인 모습인데요.
인친은 말씀하신 것처럼 인스타그램 친구, 트친은 트위터, 그리고 페친은 페이스북, 뭐 이런 식으로 또 우리 동네 친구, 실제 친구다라고 해서 실친이라는 말도 있어요.
근데 아마 과거에는 실친만 진짜 친구였을 것 같은데 다양한 SNS를 소통을 하면서 만나게 되는 친구, 우리가 서로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인친, 페친이라고 하면서 우리를 친구라고 본다는 거죠.
SNS 자체적으로 친구를 추천을 해주는 기능도 있고요.
그리고 우리가 관심 가는 사람이다, 그러면 검색을 통해서 팔로우를 하기도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친구의 영역을 무한정 확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 후에 나름대로 인덱스 색인으로 분류하는 거죠.
서현아 앵커
네, 말씀해 주신 대로 보통 친구라고 하면 그 실친, 대학 동창이나 고등학교 친구, 직장 동료, 이런 정도로 생각을 하는데 MZ세대는 그 범위도 많이 넓어진 것 같습니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우리가 친구를 분류하는 것은 이전 세대나 MZ세대나 사실은 똑같아요.
그런데 만약에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이전 세대는 내가 이미 알고 있는 친구들을 이렇게 분류를 했다면 이제는 친구의 영역이 훨씬 넓어져서 모르는 사람까지도 친구가 된 거죠.
이게 과거와는 조금 다른 부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모르는 사람을 왜 친구라고 하는 걸까요?
아마 어떠한 목적이 있어서일 텐데요.
사실 우리가 목적을 갖고 누군가에게 접근을 한다. 이건 좀 부정적으로 들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의미로는 목적이 같으면 오히려 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는 의미도 사실은 됩니다.
이전에는 우리가 학교 동창, 직장 동료, 이런 친구들과 어떠한 액티비티를 했었죠.
운동도 하고 식사도 하고 영화관도 가고 그런데 이렇게 제한된 친구 관계에서 어떠한 액티비티를 하게 되면 다양성에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래서 만약에 내가 관심 있는 어떤 분야가 있다면 SNS 검색을 통해서 그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남을 갖게 된 거죠.
"어디에서, 뭐 하는 목적으로 만나는 친구" 이렇게 인덱스가 달리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인덱스 관계는 SNS가 우리 생활에 밀접하게 들어오면서 나타나게 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오픈 채팅이라고 잘 아실 거예요.
카카오톡 오픈 채팅이 목적을 갖고 대화를 나누는 공간입니다.
이런 관심 기반 커뮤니티가 계속 성장하고 있는데 카카오의 오픈 채팅에 이어서 작년에는 네이버에서 오픈 톡이라고 하는 창을 하나 발표를 한 바가 있습니다.
실제 카카오에서 발표를 했는데 카톡 사용량의 40%가 오픈 채팅이다. 이런 보고가 있더라고요.
서현아 앵커
굉장히 높네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굉장히 높죠.
그런데 이 수치는 2019년 대비 76% 증가한 수치라고 하더라고요.
서현아 앵커
네, 그런데 이 목적에 따라 다르게 붙는 인덱스가 사용하는 메신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고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요즘 10대들이 코로나19 때문에 비대면 수업을 했잖아요.
그래서 왜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담임 선생님이 이제 계신 거예요.
담임 선생님이 주로 이 안에서 수업과 관련된 공지를 해주다 보니까 10대들이 생각을 할 때 단톡방은 다소 무겁고 공적인 공간이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친한 친구다 그러면 어떤 카톡으로 소통을 하기보다는 인스타그램의 DM 또는 페이스북의 메시지를 이용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이들에게는 카카오톡보다는 훨씬 더 일상적이고 친근한 매체라고 본다는 거죠.
제가 트렌드 코리아라는 책을 보다가 이런 예를 하나 봤는데요.
우리가 부장님하고는 카톡으로 소통을 하죠.
그런데 인스타그램 DM은 하지 않죠.
서현아 앵커
하지 않죠.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아마 이해가 바로 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10대들이 카카오톡을 이용을 해서 일상적인 소통을 한다라고 하는 비율이 한 54% 정도 됐었는데 다른 연령대는 80%가 넘습니다.
정말 확연하게 비교가 되는 부분입니다.
모든 인간관계 그리고 SNS상의 관계에 이런 식으로 인덱스를 붙여서 구별을 해놓았다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대목이죠.
서현아 앵커
카카오톡이 우리가 생각하기로는 참 가벼운 채널인데 MZ세대들에게는 다르게 다가가는 것 같아서 참 새롭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이런 MZ세대들의 성향을 이용한 SNS 기능이 따로 있다고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우리 카카오톡에 멀티 프로필 기능이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하고 소통을 하는지에 따라서 내 프로필을 다르게 설정을 할 수 있는데요.
사적인 나의 사진을 공개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닌가에 따라서 프로필을 서로 다르게 설정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직장 동료에게는 나의 사생활을 노출하고 싶지 않잖아요.
서현아 앵커
그렇습니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그렇죠.
또 비슷한 기능으로는 인스타그램의 스토리라고 있는데요.
스토리에 사진이나 글을 올리면 일정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확인할 수 없는 이런 기능이 있죠.
그런데 이때 사진을 올릴 때 친한 친구를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친한 친구를 내가 미리 이렇게 설정을 해놓으면 스토리를 올릴 때 친한 친구들에게만 그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이러한 기능들이 있습니다.
바로 이 기능들이 우리가 인덱스 관계를 잘 보여주는 그런 기능이라고 할 수 있죠.
카톡의 멀티 프로필은 저도 사용을 하는데요.
업무할 때랑 사적일 때가 달라야 하겠더라고요.
특히 사적일 때 아이의 학부모들 어떤 모임이다. 그러면 일하는 것과는 다른 모습을 사실은 보여줘야 할 때가 있거든요.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렇게 MZ 세대들이 이런 방식의, 인덱스 방식의 관계 맺기를 선호하는 이유가 뭘까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굉장히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데요.
MZ세대의 특징 중에 하나가 효율성이 있습니다.
이들은 만남을 가질 때 의미 있는 만남이기를 원하는 것일 수도 있고요.
또 코로나19와 함께 대학생활을 보낸 우리 대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친구를 사귈 만한 기회가 없었다고 해요.
그래서 요즘 대학생들은 MT도 안 가고요.
신입생 환영회, 오리엔테이션, 이런 것도 예전 같지는 않습니다.
자 그렇다 보니까 같은 학교를 다녀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때문에 어떤 목적을 갖고 인간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시도를 하지 않으면 외톨이가 되는 거예요.
그래서 목적을 갖고 인간관계를 맺게 되는 예를 들어 동아리, 운동하는 모임, 또는 취업을 위한 스터디, 이런 모임 등을 통해서 친구를 만나는데 "스터디에서 만난 친구야", "운동 같이 하는 친구야" 이런 식이 되는 거죠.
그럼 자연이 여기 분류가 되니까 인덱스 관계가 되는 거예요.
또 다른 이유는 개인의 삶의 다양성이 있습니다.
이전 세대 같으면 비슷한 시기에 학교를 졸업을 하고 취업을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를 출산하고 그래서 이게 왜 어떤 서로 생애 과정이라고 하는데 이게 비슷해요.
그러면 학교 친구랑 취업 얘기도 할 수 있고 결혼을 해서 자녀 교육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죠.
그런데 지금은 취업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창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또 정해진 나이에 대학을 진학하는 것도 아니고 또 결혼식도 서로가 너무 다릅니다.
그러니까 이런 식으로 어떤 생애 과정이라고 하는 게 굉장히 달라서 어렸을 때 친구, 학교 때 친구들과 동일한 이슈로 이야기를 할 수가 없게 된 거예요.
그래서 같은 목적을 갖고 대화를 나누게 되는 오픈 채팅을 활용을 하게 된 것이죠.
서현아 앵커
네, 각자의 삶도 너무나 다양해졌고요.
또 이 친구의 범위도 많이 넓어지고 아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잖아요.
그런 이유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맞습니다.
이전 세대들에게는 교우 관계가 굉장히 중요했어요.
그래서 친구가 많다. 그러면 마치 성격이 좋아, 사회성이 좋아, 이렇게 이야기를 많이 했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인맥 다이어트라는 말까지 등장할 정도로 인간관계를 유지하느라고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 회의적인 이러한 입장들도 많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제가 어떤 유명 작가 글에서 한 번 본 건데요.
"마흔이 지나서 알게 된 사실인데 친구가 그렇게 중요하지 않더라, 내가 친구를 조금 덜 만났다면 내 인생이 훨씬 풍요로웠을 것이다."
이런 글을 제가 읽었는데 굉장히 와 닿더라고요.
그러니까 지금의 MZ세대들은 친구를 만나고 신나게 놀 수 있는 마음의 여유도 사실은 없어요.
게다가 SNS가 등장을 하면서 친구의 수가 정말 무한정 늘어나게 됐습니다.
더욱 목적에 맞게 인간관계를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겠죠.
그래서 어떻게 보면 본인의 내실을 다지는 약간 전략적인 인간관계, 이런 방법이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실제 2020년 잡코리아 조사 결과가 있습니다.
성인의 한 1,400명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이들 중 87%가 "SNS 계정을 삭제하거나 핸드폰 번호를 바꾸는 등 불필요한 인간관계를 정리하는 인맥 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이렇게 응답을 했습니다.
우리가 인덱스 관계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지만 MZ세대의 어떤 현명한 삶의 전략, 인간관계 전략, 이렇게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한편으로는 좀 각박하게 들릴 수도 있기는 하겠지만, 보다 내실 있는 관계를 추구하려고 노력하는 한 방법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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