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민의힘 전대, 민심과 점점 멀어지면 곤란

2023. 1. 9.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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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당권 주자들은 민심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나타내는 윤심(尹心) 경쟁에만 매몰돼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심에만 호소한다면 윤 대통령과 국정 운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낙하산 당 대표'를 앉혔다는 오해를 살 수 있고, 축제의 장인 전당대회가 친윤 대 반윤의 대결로 치달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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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하는 안철수 의원. 사진=연합뉴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어찌 된 영문인지 당권 주자들은 민심보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나타내는 윤심(尹心) 경쟁에만 매몰돼 있다. 집권 여당 대표라면 국민 전체를 바라봐야 하는데 당심이니 윤심이니 하는 말이 나오는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 여당 지도부가 의도하지 않았겠지만 국민들 보기에 볼썽사나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당권 주자들은 집권 2년 차를 맞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경제위기 극복, 북한의 핵 위협 대응, 거대 야당과 협치, 망국적인 소선거구제 개편 등 현안이 산적해 있다. 시대적인 요구는 외면하고 대통령이 밀고 있으니 나를 찍어달라는 식이면 곤란하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대통령이 보장하는 '김장연대'니 '연대보증인'이니 하는 말로 당원들을 현혹해서도 안된다. 윤 대통령과 만찬을 했으니 윤심이 있고, 만찬을 못했으니 윤심이 없다는 말도 듣기 민망하다.

이런 상황은 국민의힘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크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갑자기 당헌·당규를 개정해 여론조사 없이 100% 당원투표로 당 대표를 뽑기로 하면서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민심과 거리가 있더라도 당원들이 찍어주면 된다는 얘기인데 누가 봐도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유승민 전 의원을 주저앉히기 위한 전략으로 비친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민심과 거리를 두더니 이번에는 당심도 거스르고 있다. 친윤계를 중심으로 당원 지지율 1위 나경원 저출산고령화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거부하는 기류가 거세지고 있다. 나 부위원장이 현금 지원을 전제로 하는 출산정책을 언급하자 대통령실이 곧바로 "대통령과 전혀 조율이 되지 않았다"고 직격했다. 당 대표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나 부위원장을 교통정리하기 위한 대통령실의 메시지라는 해석을 낳고 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윤심에만 호소한다면 윤 대통령과 국정 운영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통령이 '낙하산 당 대표'를 앉혔다는 오해를 살 수 있고, 축제의 장인 전당대회가 친윤 대 반윤의 대결로 치달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민심이나 당심이 빠진 윤심만으로는 내년 총선을 잘 치를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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