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급등에 중고차부터 '한파'…"손님 구경할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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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시장이 금리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 재고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경매 낙찰률 또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재고(딜러 매입 대수-판매 대수)는 14만9707대로 전년(6만3840대) 대비 135% 급증했다.
중고차 딜러가 물량을 매입하는 시장인 현대글로비스의 경매장 낙찰률은 지난해 1분기 61.6%에서 4분기엔 50.2%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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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동차
작년 할부금리 2배 넘게 껑충
매수 문의 실종…재고만 쌓여가
"이자 못갚아 車 강제처분 직전
딜러 30%는 올해 폐업 불가피"
신차시장도 잇단 계약 취소
대기수요 상반기엔 사라질 것
“중고 자동차 딜러들이 연 10% 금리로 차를 떼오는데 이자를 못 갚으니 금융회사가 차를 강제 처분하는 실정입니다. 올해 전체 딜러 중 30%는 폐업할 겁니다.”(한국자동차매매사업조합연합회 관계자)
자동차 시장이 금리 급등의 직격탄을 맞아 휘청이고 있다. 지난해 중고차 재고량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고, 경매 낙찰률 또한 빠르게 떨어지고 있다. 중고차 경기에 후행하는 신차 시장에서도 계약 취소가 잇따르는 등 전체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중고차 재고 15만 대…역대 최다
9일 찾은 서울 장안평중고차시장은 겨울 날씨처럼 싸늘했다. 중고차만 줄지어 있을 뿐 고객과 상담하는 딜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하루 5~10건의 매수 문의 전화가 있었지만 요즘은 하루에 한 통도 없는 날이 허다하다. 한 딜러는 “마진 없이 팔려고 해도 손님이 없다”며 “배달 등 다른 일을 하는 동료가 늘고 있다”며 한숨을 쉬었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고차 재고(딜러 매입 대수-판매 대수)는 14만9707대로 전년(6만3840대) 대비 135% 급증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금리 급등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여신금융협회에 공시(작년 9~11월 기준)된 중고차 금융 취급회사 21곳 중 14곳이 연 10~12% 금리를 적용했다. 작년 상반기 연 6~7% 수준에서 반년 만에 두 배가량으로 오른 셈이다.
중고차 딜러가 물량을 매입하는 시장인 현대글로비스의 경매장 낙찰률은 지난해 1분기 61.6%에서 4분기엔 50.2%로 떨어졌다.
타던 차를 중고로 팔고 새 차를 사는 시장 특성상 중고차 업황은 신차 시장의 선행 지표로 꼽힌다. 얼어붙은 중고차 매매에 이어 신차 수요가 감소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관측이다. 한 완성차업체 판매 담당자는 “신차 시장에서도 신규 계약은커녕 기존 계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며 “지금 추세라면 작년 내내 쌓인 대기 수요도 이르면 3개월, 늦어도 상반기엔 모두 소화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시장에서 콧대 높던 테슬라가 신차 가격을 내린 것은 올해 시장 상황을 예고한다는 평가다. 테슬라코리아는 새해 들어 모델3(RWD) 가격을 6434만원으로, 모델Y(롱레인지)는 8499만9000원으로 각각 600만원, 1165만원 내렸다.
해외도 재고 쌓이며 수요 위축
해외 시장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에 따르면 최근 미국의 신차 재고는 56일치로, 역대 최저 수준이던 2021년 7월 말(30일치)의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과거 극단적 초과 수요에서 벗어나 일반적인 재고 물량 수준인 60일치에 근접하고 있다. 수요가 꺾이면서 공장에 차량이 쌓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콕스오토모티브는 “할부금 증가, 높은 차량 가격으로 올해 자동차 수요에 먹구름이 낄 것”으로 내다봤다. 완성차업체가 몰려 있는 미국 디트로이트 지역 언론은 “제너럴모터스(GM) 등 완성차업체들은 올해도 판매 동력이 강하다고 주장하지만 시장조사업체들의 전망은 정반대”라고 지적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는 올해 내수 판매량을 작년보다 1.5% 증가한 172만 대로, 수출 물량은 3.1% 늘어난 235만 대로 전망했다. 협회 관계자는 “작년의 기저효과로 플러스 성장은 하겠지만,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가처분소득 감소가 신규 수요를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신/김형규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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