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끝에 돌아온 고은 시인 …“고은의 시는 한국어로 썼지만 인류의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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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이후 침묵을 지켜온 고은 시인이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실천문학사)로 돌아왔다.
'고은과의 대화'는 캐나다 시인이며 소르본 대학 출신 정치철학자 라민 자한베글루가 고은과 나눈 대화를 엮어 2020년인도에서 출간한 원본을 실천문학사에서 번역 출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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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 이후 침묵을 지켜온 고은 시인이 대담집 ‘고은과의 대화’(실천문학사)로 돌아왔다.
‘고은과의 대화’는 캐나다 시인이며 소르본 대학 출신 정치철학자 라민 자한베글루가 고은과 나눈 대화를 엮어 2020년인도에서 출간한 원본을 실천문학사에서 번역 출간한 것이다.
책은 고은 시인의 삶과 사상, 118편의 주요 시들이 실려있다. 유년기의 기억과 부모님, 식민지 교육과 한국전쟁, 자살 시도와 시인들과의 만남, 정치적 활동 등 전기적 사실과 시에 대한 시인의 철학을 집중적으로 묻고 답하는 내용으로 이어진다.
자한베글루는 서문에 해당하는 ‘시인의 춤’이란 글에서 “나는 독자들의 영혼 속에 고은 시의 강렬한 속삭임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나는 미래 세대들이 이 시인의 삶에 대해 더 많은 걸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내가 고은 선생님에게서 배운 것을 전 세계 사람들의 우편함에 넣을 수 있는 우체부가 되고 싶었다.”고 출간 이유를 밝혔다.
그는 “평생 고은은 시인과 저항자, 삶과 죽음의 불안한 경계를 가로지르며 살아왔다. 시의 도달이 깊어질수록 그는 삶의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갔다.”고 조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점에서 그는 자기 자신의 완성된 시詩 작품이다. 고은에게 쓰기란 말하지 않은 것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다. 그는 언어를 소유하지 않는다. 언어가 그를 소유한다.”고 시와 시인이 하나된 삶을 강조했다.
고은 시인도 저자와의 대담에서, “궁극적으로 나는 시 없는 시, 시 없는 시인이 되고 싶고, 시인 없는 시가 되고 싶습니다. 나는 언어 이전이나 이후의 시에 속하고 싶습니다.”라고 시의 비전을 밝혔다.
자한베글루는 2009년 11월 폴란드의 크라쿠프에서 열린 제 2회 ‘시인들의 만남’이라는 행사에서 고은을 처음 본 뒤 고은의 시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시를 읽을 수록 다시 만나기를 소망했다며,. 다행히 2019년 뉴델리에서 개최한 제2회 ‘아시아 시 비에날레’에서 고은을 만난 뒤 대화를 나누고 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자한베글루는 고은의 시는 한국어로 썼지만 인류의 것이라며, 그의 시는 세계의 심장 박동으로 우리 인간의 운명의 백지(白紙)를 두들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고은의 영향력 있는 시는 한국에서 역사적 기억의 기능을 수행한다. 그의 시적 증거는 오늘의 한국의 집단의식의 한 부분이다. 동시에 고은은 보편성을 가진 시인이다. 우리는 그를 동양적 고정관념의 한 전형(典型)으로 만들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적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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