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70석 하려면 나를 선택해야" vs 김기현 "당 분열하는 우 범해서야"

김병관 2023. 1. 9. 18:1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與 3·8 전대 레이스 가열
安 “총선 수도권 70석 확보해야”
2024년 압승 포부 걸고 출마 선언
김·장연대 겨냥해 “바람직 않다”
金, 캠프 개소식 개최해 ‘勢 과시’
지지자 몰려 ‘尹心’ 입증 모양새
보수 정통성 강조 ‘당심 모으기’
나경원·유승민, 당권 도전 ‘장고’
“총선 지고 김치 드시겠다는 말씀인데 바람직하지 않다”(안철수 의원)

“대선 후보가 (당대표가) 돼 당이 분열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김기현 의원)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레이스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초반 우위를 선점하려는 주자 간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당대표 주요 주자인 안철수 의원과 김기현 의원은 9일 출마 기자회견, 캠프 개소식을 나란히 열고 ‘뼈 있는 말’을 주고받았다. 전대 판을 뒤흔들 ‘막판 변수’인 나경원, 유승민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왼쪽)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 의원은 자신이 윤석열정부의 ‘연대 보증인’으로, 차기 총선 승리를 위한 수도권 당대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수도권 대표론’ 띄운 안철수

안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넘어 170석 하려면 안철수를 선택해야 한다”며 당대표 선거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총선에 대비해 수도권 민심에 부합하는 당대표를 세워야 한다는 ‘수도권 대표론’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안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압승으로 정권 교체를 완성해야만 한다”며 “170석 압승을 위해서는 수도권 121석 중 70석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며 “저는 누구보다 수도권 민심을 잘 안다”고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과 ‘수도권 연대’로 관심을 모은 윤상현 의원이 축사를 보내 “이제 본격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공동선언문’을 작성할 차례가 된 것 같다”고 연대를 시사했다.

안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가 당내 최대 계파임을 의식해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에 호소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저는 윤석열 후보와 대선후보 단일화를 했다”며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안 의원은 출마선언 후 경남 창원으로 향해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등 당심 잡기에도 나섰다.

안 의원은 상대 주자 중 김 의원을 집중 견제했다. 그는 “윤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 대통령께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한다”며 친윤계를 업은 김 의원을 겨냥했다. 안 의원은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 연대)’와 관련해선 “총선에서 지고 김치를 드시겠다는 말씀 같은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9일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 앞에서 당대표 출마를 위한 ‘이기는 캠프 5560’ 개소식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개소식에서 “저는 한결같이 당을 지켜온 보수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남제현 선임기자
◆‘윤심 주자’ 세 과시 한 김기현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열고 세를 과시했다. 특히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친윤계 박성민·박수영·배현진 의원 등 여당 의원 40여명이 참석해 ‘윤심 후보’임을 증명한 모양새다. 김 의원 측은 이날 개소식에 3000여명의 지지자가 참석했다고 집계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개소식 참석을 위해 찾아온 의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등 당 위기 상황에도 당적을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당원에게 호소했다. 인지도에서 밀리는 만큼 보수 정통성을 강조해 ‘당심 끌어안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 의원은 “저는 당이 흔들릴 때가 많았지만 한결같이 싸울 땐 싸우고 협상할 때 협상하며 당을 지켜온 보수의 뿌리”라며 “끝까지 당을 지켜왔던 제 뿌리와 정통성을 근거로 우리 당을 다시 한 번 희망의 든든한 기반으로 세우고 싶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축전으로 지지를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차기 당대표의 자격과 관련해 “우리 당에서 다음 대선후보가 (당대표가) 되면 현재 대통령과 차별화를 많이 시도하고 그런 식으로 당의 분열이 있어왔다”며 “이제 그런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 대통령과 경쟁한 안 의원과 유 전 의원을 겨냥한 것이다. 김 의원은 또 안 의원의 ‘수도권 대표론’에 대해서도 “전략을 구상하는 데 있어서 차기 당대표가 출신 지역이 어디냐를 가지고 논하는 건 자가당착”이라고 견제했다.
나경원 전 의원(왼쪽), 유승민 전 의원
◆장고 이어가는 나경원·유승민

안 의원과 김 의원이 초기 전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변수는 남았다. 여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나 전 의원과 비윤(비윤석열) 구심점인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그것이다.

대통령실의 ‘경고’를 받은 나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지지세를 기록 중인 ‘당심’과 차가운 ‘윤심’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 조직표의 분열은 불가피하다. 안 의원은 이날 나 전 의원 출마와 관련해 “당대표 출마자가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당 조직세가 약한 만큼 ‘당심’이 분산될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이) 정부직을 맡으면서 당 대표를 한다면 국민 정서에 바람직한지 비판이 들어올 것”이라고 견제했다.

유 전 의원의 경우 나 전 의원이 등판해 친윤 표심이 갈라질 경우 출마 결심을 굳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