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170석 하려면 나를 선택해야" vs 김기현 "당 분열하는 우 범해서야"
安 “총선 수도권 70석 확보해야”
2024년 압승 포부 걸고 출마 선언
김·장연대 겨냥해 “바람직 않다”
金, 캠프 개소식 개최해 ‘勢 과시’
지지자 몰려 ‘尹心’ 입증 모양새
보수 정통성 강조 ‘당심 모으기’
나경원·유승민, 당권 도전 ‘장고’
“대선 후보가 (당대표가) 돼 당이 분열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김기현 의원)
안 의원은 이날 “(내년 총선에서) 과반을 넘어 170석 하려면 안철수를 선택해야 한다”며 당대표 선거 공식 출마선언을 했다. 총선에 대비해 수도권 민심에 부합하는 당대표를 세워야 한다는 ‘수도권 대표론’을 앞세워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안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선 압승으로 정권 교체를 완성해야만 한다”며 “170석 압승을 위해서는 수도권 121석 중 70석은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수도권 지도부로 정면 승부해야 한다”며 “저는 누구보다 수도권 민심을 잘 안다”고 자신이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안 의원과 ‘수도권 연대’로 관심을 모은 윤상현 의원이 축사를 보내 “이제 본격적으로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 공동선언문’을 작성할 차례가 된 것 같다”고 연대를 시사했다.
안 의원은 친윤(친윤석열)계가 당내 최대 계파임을 의식해 ‘윤심(尹心·윤 대통령의 의중)’에 호소하기도 했다. 안 의원은 “저는 윤석열 후보와 대선후보 단일화를 했다”며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안철수의 정치적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부산 출신인 안 의원은 출마선언 후 경남 창원으로 향해 국민의힘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하는 등 당심 잡기에도 나섰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열고 세를 과시했다. 특히 정우택 국회부의장과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을 비롯해 친윤계 박성민·박수영·배현진 의원 등 여당 의원 40여명이 참석해 ‘윤심 후보’임을 증명한 모양새다. 김 의원 측은 이날 개소식에 3000여명의 지지자가 참석했다고 집계했다. 인파가 몰리면서 개소식 참석을 위해 찾아온 의원들이 발걸음을 돌리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국면 등 당 위기 상황에도 당적을 한 번도 옮기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당원에게 호소했다. 인지도에서 밀리는 만큼 보수 정통성을 강조해 ‘당심 끌어안기’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김 의원은 “저는 당이 흔들릴 때가 많았지만 한결같이 싸울 땐 싸우고 협상할 때 협상하며 당을 지켜온 보수의 뿌리”라며 “끝까지 당을 지켜왔던 제 뿌리와 정통성을 근거로 우리 당을 다시 한 번 희망의 든든한 기반으로 세우고 싶다”고 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축전으로 지지를 표명해 눈길을 끌었다.
안 의원과 김 의원이 초기 전대 분위기를 주도하고 있지만, 변수는 남았다. 여당 지지층 대상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는 나 전 의원과 비윤(비윤석열) 구심점인 유 전 의원의 출마 여부가 그것이다.
대통령실의 ‘경고’를 받은 나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놓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높은 지지세를 기록 중인 ‘당심’과 차가운 ‘윤심’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당 조직표의 분열은 불가피하다. 안 의원은 이날 나 전 의원 출마와 관련해 “당대표 출마자가 많을수록 좋다”고 했다. 당 조직세가 약한 만큼 ‘당심’이 분산될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김 의원은 이날 CBS라디오에서 “(나 전 의원이) 정부직을 맡으면서 당 대표를 한다면 국민 정서에 바람직한지 비판이 들어올 것”이라고 견제했다.
유 전 의원의 경우 나 전 의원이 등판해 친윤 표심이 갈라질 경우 출마 결심을 굳힐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병관 기자 gwan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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