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용산 견제 뚫고 출마?…윤핵관 vs 반핵관 되나

조익신 기자 2023. 1. 9.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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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이 저출산 대책을 놓고 불협화음을 냈죠. 나 부위원장이 아이디어 차원에서 내놓은 '대출 탕감안'에 대해서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정부 정책기조와 맞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건데요. 용산에선 나 부위원장의 '해촉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나 부위원장에게 당 대표 도전은 안 된다는 경고장을 보낸 거란 해석도 나오고 있는데,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의 출마 여부! 국민의힘 전당대회의 핵심 변수로 부상을 했죠. 나 부위원장이 최종 결정을 미룬 사이,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나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이 출산장려 정책을 놓고 미묘한 파열음을 낸 겁니다.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지난 5일) : 아이 출산에 따라서 지금 보면, 그동안 제도는 이자를 좀 더 낮춰드리는 게 있는데, 이거보다는 좀 더 과감한 정책, 일종의 원금 부분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탕감할 수 있는 부분은 없나, 이런 것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안상훈/대통령실 사회수석 (지난 6일) : 본인의 개인 의견일 뿐 정부의 정책과는 무관하고 오히려 윤석열 정부의 관련 정책 기조와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겠습니다.]

들여다보고 있다, 하겠다가 아니라, 검토해보겠다는 의미죠. 그럼에도 대통령실이 공개적으로 입장을 표명한 겁니다. 나 부위원장은 "오해를 불러 일으켜 유감"이라고 밝혔는데요. 다만 "아이디어 정도를 말씀드린 것"이라며 "검토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며 본인의 생각을 완전히 굽히지는 않았습니다. 나 부위원장의 '중꺾마'! 또다시 용산의 심기를 자극했나 봅니다. 지금 자기 정치를 하겠다는 거냐? 해촉까지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흘러나왔습니다.

대통령실의 강경한 태도! 자라보고 논란 가슴 솥뚜겅 보고 논란 꼴이란 해석도 있죠? 주 52시간 근무제 월단위 개편, 초등학교 만 5세 입학! 대통령실과 실무 장관이 엇박자를 내며, 국정 지지율에 직격타를 맞았던 쓰린 기억이 있다는 겁니다. 특히 당권주자들 사이에선 '조율'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부직의 그 일을 맡아 있는 입장에서의 경우에는 자신의 고유 업무에 대해서 말하는 것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운 거죠. 사전 조율이 좀 더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그런 아쉬움이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제가 110대 국정과제 그때 만들 때, 모든 것을 발표하기 전에 대통령님과 하나씩 하나씩 조율을 했습니다. 그래서 모두 다 이제 공감대를 형성하고 그래서 발표를 한 겁니다. 그러니까 그 과정 중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죠. 근데 아마 이번에는 어떤 연유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만, 아마 그런 과정이 좀 미흡했지 않았나 싶고요.]

반면, 어디까지나 아이디어 차원이 아니었느냐? 대통령실 대응이 너무 과했다는 촌평도 잇따랐는데요.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대통령실의 저런 과도한 압박이 오히려 대통령실이 원하는 정치적 방향과 전혀 다른 결과로 몰아가는, 제가 볼 때 정무적 감각이 별로 없는 행위였다…]

대통령실이 원한 정치적 방향! 이른바 '친윤 후보' 교통정리가 아니냐는 겁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나경원 의원이 잘못한 건 맞아요. (그런데) 그렇게 까칠하게 할 필요가 있나. 삼권분립된 나라에서 대통령의 의중은 아니라고 저는 믿고 싶어요. 믿고 싶은데, 선거개입 맞습니다.]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윤심'까지 거론이 됐는데요. 나 부위원장과 대통령실이 부딪힌 내용도 내용이지만, 시점도 참 미묘했습니다. 공교롭게도 나 부위원장이 마침내 '출마할 결심'을 굳힌 듯한 발언 직후에 나왔죠?

[나경원/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 (KBC 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지난 6일) : 최근에 전당대회 모습을 보면서 관전만 하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고요. 그래서 좀 더 마음을 조금 굳혀가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보시면 되겠습니다.]

용산 개입론에 국민의힘 지도부는 아니다! 단호하게 선을 그었는데요.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전당대회 앞두고 용산에서 개입했다는 그런 주장에 불과한 것이고 근거 없는 이야기입니다.]

의도야 어찌됐든, 결과적으로 용산이 개입한 꼴이 됐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실의 단호한 대응 덕분에, 오히려 나 부위원장이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죠.

[정기남/조선대 객원교수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여기서 스톱 해버리면 이것도 아닌 저것도 아닌, 말 그대로 나경원의 어떤 정치적 상징, 생명 상징성이 완전히 사그라드는, 저는 그런 우에 빠질 거라고 보여집니다.]

당원들의 높은 지지를 받고 있는 후보가 외압에 못이겨 출마를 포기한다면, 정치인의 사명을 저버린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겁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지층 여론조사에서 굉장히 높은 랭킹을 차지하고 계시고, 그렇다면 여기에 대해서 응답하는 것도 저는 정치인의 사명이라고 생각해요. 저희가 왕정 국가도 아니고…]

당심을 등에 업고, 나 부위원장이 '제2의 유승민'이 될 수도 있다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유승민까지는 좋아, 워낙 여러 가지 문제를 일으켰는데. {반대하는 분들이 꽤 있으니까요, 당 안에서.} 그런데 여론조사에서 유승민 의원은 당심에서 이미 물러버려졌잖아요. 그런데 당심에서 1등인 후보를 이런 식으로 한다? 그것은 당심, 소위 당원들이 폭발하는 거죠. 잘못하면 오히려 제2의 유승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일까요? 친윤계에선 일제히 '나경원 때리기'에 나섰죠. 그동안은 주어진 직책에 충실하라, 점잖게 견제를 해왔는데요.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6일) : 저는 정치는 좀 진중하고 길게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저는 정치인으로서 유의미한 일에 조금 더 많은 집중을 해주셨으면 하는 바람도 저는 개인적으로 있습니다.]

이젠 공세 수위를 한껏 끌어올려, 단도직입적으로 직격을 했습니다.

[박수영/국민의힘 의원 (국민공감 간사 / 음성대역) : 지지하는 현역 의원이 한명도 없는 분이 지금 지지율이 조금 높다고 대통령의 뜻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건 결코 바람직한 정치행위라고 볼 수 없습니다.]

나 부위원장의 방어! 청년 당원들이 나섰는데요. '윤심'에 의해 모든 것이 결정되는 '답정너' 전당대회는 안된다며 나 부위원장의 출마를 촉구했습니다.

[김우영/국민의힘 청년당원 대표 : 여론조사 당원 지지율 압도적 1위인 후보의 출마를 저지하기 위한 인위적 정치공세가 있는가 하면 대통령실이 직접 후보 교통정리를 한다는 등의 온갖 안 좋은 소식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당원 지지율 압도적 1위인 나경원 전 원내대표께서는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로 출마해 주십시오.]

그런데 말입니다. 이 소통관 기자회견!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이 자리를 마련해줬다고 하는데요. 나 부위원장이 최 의원에게 직접 기자회견장을 잡아달라, 부탁을 했다는 건 안비밀입니다. 나 부위원장! 마음을 확실히 굳혀가고 있는 걸까요?

나 부위원장이 출마할 결심을 세운다면, 지금으로선 '윤심'을 따랐다고 비춰지진 않겠죠? 더욱이 친윤계! 이른바 '윤핵관'들과는 확실하게 척을 질 수밖에 없습니다. 때문에 나 부위원장의 출마가 경선 구도를 바꿀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는데요. 반핵관 대 윤핵관, 수도권 대 영남의 구도가 형성될 수 있다는 겁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런 식으로 나경원을 자꾸 압박을 하면, 결국은 나경원·안철수·유승민·윤상현까지 연대를 해버린다고. 그 연대를 하면 대통령실에서 아무리 이런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설마 그렇지는 않겠지만, '김장연대'에 마음이 있다 하더라도 안 됩니다.]

더욱이 이번 전대! 결선투표제가 도입됐죠? '친윤' 후보로 분류되는 김기현 의원이 결선에 나서더라도, 나머지 후보들이 자연스럽게 힘을 합친다면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는 겁니다.

반핵관, 수도권 후보군들! 이미 결선투표를 염두에 둔 경쟁적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듯한데요.

[윤상현/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하고 안철수 대표는 이제 같이 수도권 선거 승리를 견인하고자 하는 이제 그런 관계죠. 서로 어떤 경쟁적인 협력관계다. {경쟁적 협력관계다. 결국은 한 분으로 좁혀져야 되는 거 아니에요, 당대표는. 그렇죠?} 그러게요. 한 분으로 좁혀서, 결국은 결선투표 가면 한 사람이 되겠죠.]

지금 당장은 경쟁! 누가 결선투표가 나서느냐가 중요하겠죠. 각자의 색깔내기에 주력했습니다. 안철수 의원 오늘(9일) 공식 출마 선언을 하며, 수도권을 키워드로 삼았는데요. '수도권'이란 단어를 11차례나 언급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지난 총선은 수도권의 패배였습니다. 수도권 121석 중 17석만 건져 소수 여당으로 쪼그라든 것입니다. 이번 총선도 수도권이 승부처입니다. 수도권입니다, 수도권으로, 수도권이라는…]

수도권 승리를 이끌 적임자! 바로 자신이란 겁니다. 다만, 안 의원이 수도권보다 더 강조한 말이 있었는데요. 바로 윤석열 대통령의 이름이었습니다. 무려 16차례나 윤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 윤석열 대통령의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께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합니다. 윤석열 후보와,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 연대 보증인…]

'친윤' 후보까진 아니더라도 '비윤' 후보라는 딱지는 떼고 싶은 듯한데요. 최근엔 대통령 관저에 초대를 받은 사실도 알려졌죠. 안 의원에게 '친윤팔이'를 한다는 날선 공세를 받았던 김기현 의원, 이때다 싶었나 봅니다. 받은 그대로 안 의원에게 되돌려줬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한테 대해서 자꾸 윤심팔이라고 그러시더니 또 어떤 분은 자기가 관저에 초청받았다고 스스로 얘기하면 그게 진짜 윤심팔이 아닌가…]

안 의원은 앞서 김장연대를 놓고 "3월이면 김장김치가 쉰다"고 꼬집기도 했죠. 김 의원은 "김치냉장고가 있다"고 응수했는데요. 조금 부족했다고 생각했던 걸까요? 다른 반찬들도 있다! 열거를 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제가 지금 선거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김장연대' 캠페인이 아니고요, '비빔밥' 캠페인입니다. 그중에 김장도 들어 있고요, 된장찌개도 들어 있고요, 국도 있고요, 밥도 있고요, 김도 있고 다 있습니다. 그중에 김치만 가지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옆에 있는 된장찌개가 안 보이시는가 봐요.]

김 의원이 내일 강성 보수 유튜버,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의 최고위원 선거 캠프 개소식에 참석한다고 하는데요. 준비한다던 찌개가 신 대표였던건가 싶기도 합니다.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마무리합니다.

[신혜식/신의한수 대표 (유튜브 '신의한수' / 2020년 8월 24일) : 샐러드파스타 듣도 보도 못한 이런 거 말고 다른 거. 오늘 저녁에는 탕 없습니까, 탕? 얼큰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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