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자 전시회' 기습 철거…"대통령 저주" 대 "표현의 자유"

유한울 기자 2023. 1. 9.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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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이 단독 소집한 1월 임시국회가 오늘(9일)부터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공전인데요.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 국회' 논란도 쟁점이지만, 북한 무인기 사태를 놓고 긴급현안질문을 진행하느냐 마느냐를 놓고서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야권의 소위 강경파 의원 12명이 국회에서 열려고 했던 풍자 전시회, 조금 전에 얘기했던 대로 국회 사무처의 저지로 열리지 못했죠. 하지만 논란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9일) 준비한 소식은요. < 또 '공전' > 입니다. 정회원님들, 주말 잘 보내셨나요? 즐거운 일요일과 '월요팅' 해야 하는 월요일, 저 울 체커한테는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요. 여의도에서는 하루 새 달라진 것이 있습니다. 어제는 12월 임시국회, 오늘은 1월 임시국회입니다. 하지만 아무런 일정 없이 '공전' 중이고, 여야 싸움은 어제도 오늘도 같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재명, 노웅래 의원 방탄을 위해서 단독 소집한 임시국회가 오늘부터 시작됩니다. 만약에 오늘부터 회기가 시작되지 않는다면 노웅래 의원에 대해서는 체포동의 없이 바로 영장심사가 될 것이고…]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한국전쟁 당시 부산 피난처에서도 국회의 문은 닫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은 국회 문을 닫고 쉴 궁리는 그만 중단하고, 국정에 무한책임지는 집권여당답게 즉각 국회에 출석해서 안보위기와 경제난 해소에 책임을 다하길 바랍니다.]

네, 여야 공방 끝에 민주당이 단독으로 소집한 1월 국회죠. "방탄 국회냐", "일 좀 해라" 여야는 여전히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내일 검찰에 출석하는데요. 자세한 소식은 1주일 푹 쉬고 돌아온 류정화 실장한테 이따가 들어보도록 하고요. 1월 국회에 급부상한 쟁점이 있습니다. 바로 북한 무인기 사태에 대한 긴급 현안질의입니다. 긴급 현안질의, 국회 본회의에서 공개적으로 정부 측에 질문을 던지는 형식이죠. 민주당의 제안에 국민의힘, 이렇게 거절합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은 방탄국회라는 비판을 받을 것이 두려웠는지 긴급현안질의를 본회의에서 하자고 합니다. 국방부 장관과 주요 군사 관계 책임자들을 불러내서 북한의 무인기를 우리나라는 무엇으로 탐지하며, 어떻게 추적하며, 어떻게 격파하며, 이런 것들을 고스란히 공개해서 북한에 알려주자는 것 아니겠습니까? 절대 무인기 침범에 대한 긴급현안질의는 받아들일 수가 없습니다.]

군에 꼭 물어야 한다면 국회 국방위원회 차원에서 비공개로 진행하자고 하는데요. 하지만 민주당은 물러서지 않고 있습니다. 박홍근 원내대표, 오늘 이 문제에 대해 별도 기자 간담회를 열었는데요. 오늘 내로 여야 합의가 안 되면, 국회의장이 결단해서 추진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긴급현안질문을 해야 하는 이유는 국민입니다. 이미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연일 새롭게 터져 나오는 무인기 참사 등 안보위기 상황에 대해서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지 않습니까. 더 이상 위기의 경제와 안보, 이 불안한 국면을 방치할 수 없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의힘의 참여와 국회의장님의 결단을 촉구합니다.]

네, "의장은 필요한 경우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 질문 실시 여부를 표결에 부쳐 정할 수 있다", 국회법 122조 3항을 들어 이번에도 '여소야대'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것인데요. 박 원내대표가 촉구한 것처럼, 김진표 의장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죠. 저 울 체커가 계속 챙겨보도록 하고요.

어떤 형식이 됐건, 이번 무인기 사태 확실히 따져볼 필요는 있습니다. 합참이 진행 중인 전비 태세 검열에서 우리 군의 허술한 대응은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먼저 북한 무인기 항적, 레이더에 잡혔는데도 6분 동안 모르고 있었습니다. 관련 대비 태세 발령도 1시간 반이 지나서야 내려졌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당시 무인기는 3㎞ 높이에서 시속 100㎞의 속력으로 서울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무인기 대응 대비태세인 '두루미'가 즉시 발령되지 않았습니다. 1시간 30분이 지난 정오쯤에야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수도방위사령부도 관련 내용을 전달받지 못하고 자체적으로 오전 11시 반쯤 무인기 항적을 정리했습니다.]

여기에 대해 문재인 정부에서 수도방위사령관을 맡았던 김도균 예비역 중장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는데요.

[김도균/전 수도방위사령부 사령관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도 언론과 국방위 방송 내용 등을 통해서 합참을 비롯한 작전부대의 현행 작전 수행 내용들을 보면서, 안타깝고 아쉬운 점이 많았습니다. 기본적으로 북쪽에서 남하하는 비행 물체는 설사 이게 나중에 새떼나 기타 다른 것으로 판명될지라도, 우선은 신속하게 관계부대와 관계기관에 동시 전파되어야 하는데,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저도 이해가 잘 안 갑니다.]

합참은 전비 태세 검열을 마치면 사건 경위를 알리고, 책임자 문책을 위한 감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대통령실은 군 수뇌부 교체 가능성에 대해 "북한이 원하는 것"이라며 선을 그었는데요. 이와 함께 정치권에서 불거진 논란, 정전협정 위반입니다. 야당에서는 북한 무인기 대응을 위해 우리도 무인기를 올려보내라고 한 대통령의 지시, 정전협정 위반이라고 비판하면서 여당과 맞붙었는데요. 우리 군, 여기에 대해서는 '자위권'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북한의 명백한 군사적 도발에 대해서 우리가 비례 대응을, 비례적 대응을 한 것이고 이것은 자위권 차원에 상응한 조치입니다. 유엔 헌장에서 이러한 자위권 대응은 보장하고 있는 합법적인 권리이고 정전협정도 이를 제한할 수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유엔군 사령부, 2020년 북한군의 우리 군 감시초소에 대한 총격 당시 우리 군의 대응 사격이 '과잉 대응'이라면서 남북 모두 정전협정을 위반했다고 결론 내린 적이 있습니다. 이번 일에 대한 조사에도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죠. 이번에는 어떠한 결론을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그리고 이와 별개로 정전협정 위반에 대해 들여다보다가 저 울 체커의 눈에 들어온 과거의 몇몇 장면들이 있습니다. 바로 2014년 박근혜 정권 당시 북한의 무인기가 침투해 청와대 사진 등을 찍은 것이 드러났을 때입니다. 물론 세부적인 상황, 디테일은 다르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북한의 위협에, 여야는 한목소리로 북한을 규탄했습니다.

[함진규/당시 새누리당 대변인 (2014년 5월 8일) : 무인기를 군사분계선 이남으로 보낸 북한의 행위는 정전협정과 더불어 지난 1992년 체결된 남북불가침합의서를 위반한 것이며, 국제민간항공기구 협약도 위반한 명백한 도발 행위로, 새누리당은 이를 강력 규탄합니다.]

[금태섭/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변인 (2014년 5월 8일) : 새정치민주연합은 정전협정을 위반하고 정찰용 무인기를 띄운 북한의 도발을 강력히 규탄합니다. 특히 무인기가 발견된 이후에도 자신들이 했다는 사실을 부인한 북한의 행태는 어렵게 쌓아가던 남북 간의 신뢰를 깨는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당시 정부는 북한에 문제 제기를 직접 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도 검토했습니다. 하지만 8년 만에 여야는 서로 공격하고, 대통령실도 여기에 참전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렇게 되면 남남 갈등 노렸다는 북한의 전략에 우리가 넘어간 것은 아닌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군사적 대응만 강조하는 우리 정부에 대한 지적 역시 많습니다.

[김종대/연세대 통일연구원 객원교수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굳이 영공 침범 자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응징이 아니다, 우리한테 실익이 있어야 되는 거고요. 그런 점에서 일단은 세계 여론, 국제법 위반에 호소해가지고 북한을 나쁜 놈으로 만들어야 그래야 우리가 그걸 명분으로 해서 그 이후에 더 압박 조치를 할 수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런 순서를 NSC를 열어서 체계적으로 좀 하자, 자꾸 이렇게 전쟁 중에 뭔 NSC 하느냐 이런 식의 불성실한 말 하면 안 됩니다.]

두 번째 픽은 < 또 '풍자 논란' > 입니다. 첫 번째 픽에 이어 두 번째 정치권 '또' 시리즈입니다. 잊을 만하면 여의도에 불어닥치는 '풍자 논란'입니다. 원래대로라면 국회 의원회관에서는 오늘 범민주당 의원 12명이 주관하는 전시회가 열릴 예정이었습니다. '2023 굿바이전 인 서울'입니다. 하지만 오늘 새벽 국회 사무처가 작품들을 철거해버렸습니다.

[강민정/더불어민주당 의원 : 시민을 무시하고 주권자 위에 군림하려는 정치권력, 살아있는 권력 앞에 무력한 언론권력, 권력의 시녀를 자처하는 사법권력을 신랄하고 신명나게 풍자하는 것이었습니다. 10·29 참사로 드러난 윤석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을 비판하고, 희생자를 기리고자 했습니다.]

[윤미향/무소속 의원 : 국회사무처는 이같은 다짐을 무단철거라는 야만적 행위로 짓밟았습니다. 풍자로 권력을 비판하겠다라는 예술인의 의지를 강제로 꺾었습니다.]

네, 이번 전시회에 작품을 냈던 작가들도 국회를 항의 방문했습니다. 본인들의 작품을 SNS 계정을 통해 공개하기도 했는데요. 어떠한 작품이었나, 좀 살펴보면요. 김건희 여사의 캐리커처와 함께 영화 '헤어질 결심'을 패러디한 '해먹을 결심'이 있고요. 또 나체의 윤석열 대통령이 김 여사와 함께 칼을 휘두르는 그림도 있었습니다.

[고경일/2023 굿바이전 인 서울 조직위원장 : 지금 장난하는 겁니까? 예? 사무총장님이 뭐라 그랬어요? 실무진이 했다며? 실무진들 나오세요! 실무진들도. 실무진들이 했다며? 실무진들이 나오시라고 그러면. 왜 남의 작품을 가지고 남의 재산권을 가지고 당신들이 안 돌려주고 무슨 권리로. 반성을 하든 사과가 먼저 아닙니까?]

국회 사무처는 앞서 세 차례 공문을 보내 작품의 자진 철거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민주당 의원이었던 이광재 사무총장,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가 끝나고 나면 적당한 시기를 선택해서 전시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는 의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 이렇게 이유를 설명하는데요. 이번 행사 주관한 소위 강경파 의원들과 참여한 작가들, 전례에 따른 '자기검열'로 보는 것입니다.

여기서 '전례', 2017년 탄핵 정국 당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걸렸던 '더러운 잠'이라는 작품입니다. '세월호 7시간' 논란을 풍자해,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가 나체로 잠을 자는 모습을 실린 작품이었는데요. 이 그림을 전시할 수 있도록 주선해줬던 사람, 표창원 당시 민주당 의원입니다. 당시 민주당 대표이었던 문재인 전 대통령, "예술과 정치는 다르다" 이렇게 유감을 표했고요. 표 의원은 결국 당 차원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표창원/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2017년 1월 25일) : 예술의 자유, 표현의 자유는 작가분들의 몫이고요, 그 예술 작품이 국회에서 전시됨으로 인해서 정치적인 논쟁과 정쟁을 불러일으키고, 그로 인해서 제가 소속한 정당이나 새누리당, 또 다른 정당분들, 특히 여성분들께 많은 상처를 드리는 작품들이 있었고요,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떠한 이유에도 막론하고 제가 책임져야 할 부분이고, 제가 공개사과를 하겠습니다.]

여기에 견주어 언급되는 것 중 하나, 바로 2019년 국민의힘 전신이죠. 자유한국당의 '오른소리가족' 애니메이션입니다. 여기에서는 동화 '벌거벗은 임금님'을 패러디해서, 속옷 차림의 문재인 전 대통령을 등장시킵니다. 여기에 더해서 '문재앙'이라는 단어도 직접 언급해 문제가 됐죠. 그때 한국당에서는 이렇게 반박했습니다.

[황교안/당시 자유한국당 대표 (2019년 10월 28일) : 제가 지금 말씀드렸다시피 동화입니다. 잘 알려져 있는 전래동화입니다. 동화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습니까? 제가 지금 말씀드렸다시피 동화입니다. 잘 알려져 있는 전래 동화입니다. 동화 잘못 읽었다고 처벌하면 되겠습니까?]

하지만 국민의힘, 이번 풍자를 두고서는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대선 불복을 자행하고 있다" 이렇게 강력 규탄하고 있는데요. 지금까지 나온 풍자들을 보면요. 풍자 대상이 현직 대통령이라는 사실, 그리고 나체와 속옷 차림 같은 표현 방법도 논란 대상이었지만요. 이러한 풍자가 여의도 한복판 국회의사당에서 이뤄졌다, 즉 장소의 문제를 두고도 의견이 명확히 엇갈립니다. 정회원님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정치부회의 댓글창 통해서 우리 백다혜 반장에게 많은 의견 보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3, 4, 5픽은 들어가서 함께 살펴보시죠.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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