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봄 의외로 빨리 올것" '상고하저' 소수의견 재조명
증권사 7곳 중 2곳만 예측
코스피가 올 들어 6거래일 만에 5% 이상 상승하면서 올해 증시 흐름이 '상고하저(상반기 상승·하반기 부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던 의견이 주목받고 있다. 작년 말 대부분 증권사들은 올해 증시 흐름이 '상저하고'가 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았다.
9일 매일경제가 올해 국내 증시 흐름에 대한 전망을 파악한 증권사 7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삼성증권·하나증권·메리츠증권·키움증권·하이투자증권) 중 5곳은 '상저하고'를 예상했다. 2곳(하나증권·하이투자증권)은 '상고하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권사들 전망이 엇갈린 것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속도 둔화에 증시가 언제 반응할지에 대한 평가에 따라 갈렸다.
'소수 의견'으로 볼 수 있는 상고하저 예측을 내놓은 증권사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종료 자체가 모멘텀이 돼 주가에 바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금리 인상 종료와 함께 중국 증시의 양호한 흐름 등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상반기에 몰려 있어 반등 폭이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반기 반등 폭이 상대적으로 크고 하반기에는 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며 저렴해진 미국 증시, 중국의 경기 회복 가능성,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등 모멘텀이 상반기에 몰려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이 연구원은 "미국의 경기 우려는 여전하지만 주가는 이미 많이 싸졌고 중국의 경기 모멘텀도, 미국의 금리 인상 중단도 상반기에 집중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항셍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 증시만 언더퍼폼(시장 평균 수익률 대비 부진)하기는 어렵다"고 부연했다.
반도체, 철강, 화학 등 업종 사이클에 민감한 국내 주요 산업 사이클의 회복 기대감으로 상반기 증시 상승폭이 오히려 클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상고하저의 코스피 흐름을 예측한 황승택 하나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실적이 안 좋았던 반도체, 철강, 화학 기업들 실적이 올해 하반기에 턴어라운드할 것으로 보이는데 주식이 먼저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수 의견이었던 상저하고의 경우 금리 인상 속도 둔화가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을 하반기로 봤다. 이경수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시가 반등하려면 기준금리가 소비자물가보다 높아져야 한다"며 "연준이 기준금리를 2월과 3월에 한 차례씩(50bp, 25bp) 올리면 5~5.25%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금리가 소비자 물가보다 높아지는 시점을 확인하려면 4~5월 정도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국내 주요 기업들 실적이 개선되면서 주가가 상승 모멘텀을 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는 경기선행지수나 기업 실적이 좀 올라올 것 같고 연말로 가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도 생길 수 있을 것 같다"며 "반도체 재고도 하반기에 정리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다만 코스피의 방향성과 무관하게 증권 전문가들은 코스피 예상 밴드 상단이 현재에 비해 크게 높아질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이투자증권과 하나증권 모두 코스피 상단은 2550~2600으로 내다봤으며, 상저하고를 예상한 증권사들도 키움증권(2700)을 제외하고는 상단이 대부분 2600에 그쳤다. 이날 기준으로 보면 10%만 상승해도 상한선에 근접하는 셈이다.
[강인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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