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출마선언, 김기현 개소식···본궤도 오른 국민의힘 당권 레이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가 두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권 레이스가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 안철수 의원은 9일 “총선 압승을 이끌겠다”며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기현 의원은 소속 의원 약 40명이 참여하는 캠프 개소식을 열어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 주자’로서 세를 과시했다.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 친윤석열계의 불출마 종용 속에 출마 여부에 대한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대선 후보 단일화, 인수위원장 경력을 든 뒤 “전 윤 대통령의 연대 보증인, 아니 운명공동체”라며 “윤 대통령 성공에 저보다 절박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윤 대통령의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힘이 되는 대표가 되기 위해 출마한다”며 “총선 승리를 맡겨달라. 압도적 승리를 바치겠다”고 호소했다. 또 “이번 총선도 수도권의 승부처”라며 “과반을 넘어 170석을 하려면 저 안철수를 선택해달라”고 총선 경쟁력을 강조했다. 경쟁자인 김 의원의 ‘김장연대’(김기현·장제원)에 대해 “총선에서 지고 김치를 드시겠다는데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안 의원은 지난 8일 ‘김장연대’에 대해 “김장 김치는 3월이 되면 쉰다”며 견제구를 날린 바 있다.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은 안 대표에게 보낸 축사에서 ‘당대표 출마 공동선언문’작성을 제안하며 수도권 연대 분위기를 이어갔다. 윤 의원은 YTN 라디오에 나와 김장연대를 “영남 안에서 끼리끼리 하는 텃밭연대이자 기득권연대”로 깎아내리며 안 의원은 “협력적인 경쟁관계”로 표현했다.
김 의원은 이날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캠프 개소식을 열었다. 전직 대통령 이명박씨가 축사를 보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일 비롯해 김학용·윤재옥·조해진·송석준·이철규·박수영·배현진·양금희 등 김 의원 측 추산으로 소속 의원 약 40명이 참석하며 성황을 이뤘다. 다른 주자들이 공개적으로 돕는 의원을 손에 꼽는 것에 비해 윤심 주자의 위세를 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장 의원은 이날 보이지 않았는데, 김장연대가 계속 주목받는데 대한 부담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 유세장에서 썼던 대형 북을 공수해 행사 전 이 북을 힘껏 두드렸다. 북에는 윤 대통령 자필로 ‘충청의 힘’ ‘2022 대승리!’ 등이 적혀 있었다. 김 의원은 “대통령 따로, 당대표 따로 노는 것 때문에 우리가 오랜 세월 고통을 많이 겪었는데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대통령과 잘 통하는 자신의 강점을 내세웠다. 그는 “수도권 전략은 너무 중요하지만 당 대표의 지역 출신이 어디냐의 논리는 자가당착”이라며 “내부 불협화음 없이 한목소리·한마음으로 나아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당대표 출마에 대한 막판 고심에 들어갔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6일 KBC광주방송 인터뷰에서 당권 도전과 관련 “좀 더 마음을 굳혀가고 있다”고 출마에 기운 모습을 보였지만, 이후 대통령실이 이례적으로 연일 나 부위원장의 ‘대출 탕감’ 발언을 비판하고 부위원장직 해촉 얘기까지 나오면서 당대표 출마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윤 대통령이 출마하지 말라는 경고를 보낸 것이란 분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김기현 의원을 돕는 친윤석열계도 나 부위원장의 불출마를 종용하는 듯한 목소리를 이어갔다. 김정재 의원은 이날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나와 “(나 부위원장이) 정부와 반해서 나의 길을 가겠다는 건 유승민의 길”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선 나 부위원장이 ‘윤심’을 포기하고서라도 높은 지지도를 바탕으로 출마를 선언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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