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지금 사면 이득” 맞긴 맞네…먼저 샀다 호구, 1165만원↓ [왜몰랐을카]

최기성 매경닷컴 기자(gistar@mk.co.kr) 2023. 1. 9.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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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횟집 시가’ 테슬라에 中서 난동
2021년 2월 인하 뒤 계속 인상
韓서도 ‘호구논란’, 1165만원↓
머스크와 테슬라 모델 [사진출처=매경DB, 테슬라]
“계속 가격이 올라 빨리 살수록 이익이라더니 이제는 호구됐다”

‘빅마우스’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테슬라가 중국에서 ‘호구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갑작스럽게 전기차 가격을 내리자 화난 기존 구매자들이 보상을 요구하며 난동까지 일으켰다.

테슬라는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횟집 시가’로 눈총을 받고 있다. 가격을 2000만원 이상 올렸다가 갑자기 1000만원 넘게 내렸기 때문이다.

비싼 값에 구입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여전히 중국보다는 비싸다.

한중일서 판매부진으로 가격 급락
모델Y [사진출처=테슬라]
테슬라는 지난 6일 모델3와 모델Y의 중국 내 판매가격을 6∼13.5% 할인한다고 발표했다.

모델3는 최저가가 26만5900위안(4900만원)에서 22만9900위안(4244만원)으로 낮아졌다.

모델Y 가격은 28만8900위안(5334만원)에서 25만9900위안(4799만원)으로 떨어졌다.

모델Y 미국 시장 판매 최저가인 6만5900달러(8369만원)에 비하면 43% 낮다.

테슬라가 전격적으로 가격을 내리자 중국 내 주요 매장에는 ‘오픈런’ 때처럼 수백명이 몰려들었다. 차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항의하기 위해서다.

갑작스러운 가격 인하로 사실상 손해를 보게 된 구매자들은 “돈을 돌려달라”며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화난 일부 구매자는 기물을 파손하며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테슬라는 지난 6일 한국에서도 2년 만에 가격을 내렸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2월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내린 뒤 계속 올린 것과는 다른 행보다.

가격을 수시 인상하면서 2000만원 넘게 비싸져 ‘횟집 시가’, ‘엿장수 마음대로’ 등의 비난을 받았다. 이번에는 가격을 내렸지만 역시 ‘횟집 마케팅’을 펼친 셈이다.

모델Y 가격 변동 [출처=테슬라]
9일 테슬라코리아 웹사이트에 공개된 가격표를 보면 모델Y의 경우 롱 레인지가 8499만9000원, 퍼포먼스가 9473만1000원이다.

지난해 12월까지는 각각 9664만9000원, 1억473만1000원에 판매됐다. 올해가 시작되자마자 각각 1165만원, 1000만원 떨어졌다.

모델3 RWD(기존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6434만원이다. 지난해 12월 가격 7034만원보다 600만원 내렸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인하가 아닌 ‘재고 할인’을 명목으로 가격을 깎아줬다. 1월에는 아예 대놓고 가격 할인에 나섰다.

중국과 한국에서만 가격을 내린 것은 아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본 시장에서는 2021년 이후 처음으로 모델3와 모델Y 가격을 10% 인하했다. 호주에서도 가격을 내렸다.

로이터는 “테슬라가 판매 부진에 따라 중국 및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 전기차 가격을 내렸다”며 “전 세계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가격 전쟁이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었다”고 보도했다.

테슬라는 지금 사는 게 가장 싸다더니
모델3 가격 변동 [출처=테슬라]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새로 구매하려는 소비자에게는 희소식이다. 반대로 2021년 2월 이후 구매자들을 호구로 만든다.

신차를 비싸게 산데다 큰 폭의 가격 인하로 중고차 가격까지 떨어질 가능성이 높아져서다.

기존 구매자 중 상당수는 ‘테슬라는 지금 사는 게 가장 싸다’는 말을 믿었다. 이유가 있다. 테슬라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 10월까지 10번 이상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2001년 2월1일에는 전격적으로 가격을 내렸다. 모델Y 스탠다드 레인지는 5999만원, 롱 레인지는 6999만원, 퍼포먼스는 7999만원에 각각 판매한다고 공지했다.

모델3 가격도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5479만원, 롱 레인지는 5999만원, 퍼포먼스는 7479만원으로 책정했다.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와 퍼포먼스는 기존과 가격이 같지만 롱 레인지는 480만원 인하했다.

테슬라가 5980만원이나 6000만원이 아닌 5999만원으로 모델3·모델Y 가격을 정한 이유는 전기차 보조금이 탐났기 때문이다. 당시 보조금 100% 기준은 6000만원 미만이었다.

모델3 [사진출처=테슬라]
이후 판매량이 늘고 전기차 시장 주도권을 잡게 되자 테슬라는 변심했다.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원자재 값 상승 등을 이유로 2년에 10번 이상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10월에도 모델3는 가장 저렴한 후륜구동(RWD)이 7034만원, 퍼포먼스는 9417만5000원으로 비싸졌다.

2021년 2월보다 RWD(기존 스탠다드 레인지 플러스)는 1555만원, 1418만5000원 올랐다.

모델Y는 롱 레인지가 9664만9000원, 퍼포먼스가 1억473만1000원으로 책정됐다. 전년 2월과 비교하면 각각 2665만원, 2474만원 비싸졌다. ‘5999만원’ 열풍을 일으켰던 스탠다드 레인지는 판매하지 않았다.

모델3 엔트리 모델의 경우 3년 동안 10번 가량 가격이 오르면서 총 1795만원 비싸졌다. 출시 당시 가격은 5239만원이다. 지난해에도 1월에는 6159만원에 판매됐지만 10월에는 875만원 비싼 7034만원에 나왔다.

6000만원대 모델이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벤츠 E클래스, BMW 5시리즈, 아우디 A6보다도 비싸졌다.

모델Y [사진출처=테슬라]
이번에 2년 만에 갑자기 가격을 내리면서 ‘지금 사는 게 가장 싸다’는 말을 믿은 기존 구매자들은 손해를 보게 됐다.

반대로 구입 시기를 늦춘 소비자에게는 “지금 사면 싸다”는 말이 ‘지금 상황’에서는 다시한번 맞는 말이 되긴 했다.

물론 중국은 물론 다른 나라보다도 비싼 편이다. 모델Y는 국가별로 다른 가격에 판매된다. 대체로 6만달러(7619만원) 수준이다.

중국에서는 이번에 가격 인하로 4799만원까지 내려갔다. 국내 가격은 8499만9000원부터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브랜드가 판매전략에 따라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는 일은 다반사”라면서도 “하지만 2년 동안 2000만원 이상 올렸다가 1000만원 넘게 떨어뜨린 것은 소비자들을 기망하는 행위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른 관계자도 “신차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 중고차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며 “비싸게 구매했던 소비자들은 중고차를 팔 때 더 큰 손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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