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병기 연예톡톡]‘더글로리’ 박연진의 괴롭힘은 이해되지 않지만 엄연히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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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녀 박연진 역을 맡은 신예은(어린 시절)과 임지연(성인 역)은 학교 친구 문동은(어린 시절 정지소, 성인 역은 송혜교)을 잔인하게 괴롭혀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고 해 몰입감을 높여줌과 동시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럼 왜 박연진은 동급생을 그렇게 심하게 괴롭히는 걸까? 그 이유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서 박연진은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포스럽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우리는 그것을 '이유있는 악역'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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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박연진(임지연)은 왜 동급생을 괴롭힐까?
악녀 박연진 역을 맡은 신예은(어린 시절)과 임지연(성인 역)은 학교 친구 문동은(어린 시절 정지소, 성인 역은 송혜교)을 잔인하게 괴롭혀 실감나는 연기를 펼쳤다고 해 몰입감을 높여줌과 동시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그럼 왜 박연진은 동급생을 그렇게 심하게 괴롭히는 걸까? 그 이유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으면서도 현실에서 박연진은 엄연히 존재한다는 점에서 공포스럽다.
김은숙 작가도 제작발표회에서 살짝 언급한 바이지만, 드라마의 대다수 악역들은 왜 그렇게 됐는지의 서사구조를 부여받는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이유, 우리는 그것을 ‘이유있는 악역’이라고 한다.
최혜정(차주영)과 손명오(김건우)는 가난에서 오는 열등감이 가해 집단에 가담하는 이유로 부분적이나마 설명될 수 있다. 하지만 박연진은 ‘이유없는 악역’에 가깝다. 일평생 ‘백야’ 속에서 살아온 연진이 ‘극야’의 시간을 견딘 동은의 사정을 알 길 없다고 그냥 말해버릴 수는 없다.
김 작가는 “박연진에게 당위성을 부여하거나 동정받게 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해 연진을 ‘절대 악’ 같은 존재임을 알렸다. 하지만 이유가 없는 악역이 어디 있겠는가.
박연진은 몇가지 특징을 지닌다. 우선 그는 괴롭힘 위계 질서에 최상위 포식자다. 동시에 학원폭력의 최대 주동자다. 이들 가해그룹에도 계급과 층위가 존재하는데, 사회에 진출하면서 그 관계는 더욱 공고해진다.
세탁소 집 딸로 스튜어디스가 된 최혜정은 학창시절 동은을 괴롭히는 가해자지만, 금수저 박연진(임지연)과 이사라(김히어라)로부터는 항상 당하고 산다. 연진과 사라는 “동은이 아니었으면 너(혜정)가 따 당했을 거라고”라고 말한다. 또 다른 금수저 재준(박성훈)은 명오(김건우)를 아예 머슴처럼 부려먹는 관계다.
이런 먹이사슬에서 연진은 처음에는 윤소희를 괴롭히다가, 윤소희가 사망하자 동은으로 타깃을 바꿨다. 동은이 사라지면 그 다음은 혜정이 먹이가 될 것이다.
박연진은 파트1에서 궁금증을 유발할만한 떡밥들이 대거 등장했다. 연진 엄마와 내연남인 전 경찰간부 신영준(이해영)의 존재다. 연진 엄마는 어떻게 돈을 벌었는지 베일에 가려있다. 수시로 점집에 드나들며 무속인 같은 소리를 한다. 이름에 ‘ㅇ‘이 들어가 있는 애들은 살이 끼니까 사귀지 말라고 한다. 가난한 혜정과 명오와는 어울리지 말라는 천박한 자본주의에 물들어있다.
연진은 어릴 때 이미 엄마의 떳떳하지 못할 것 같은 비즈니스 구조를 눈치챈 것으로 보인다. 연진이 학폭 문제를 일으킬 때마다 엄마의 내연남이 모두 해결해주었다. 어린 연진은 엄마의 내연남을 찾아 당돌하게도 “우리 엄마와 잤냐”고 물어본다.
연진은 따뜻한 가정을 한번도 느껴보지 못하고 부유한 환경에서 자랐다. 겉으로만 보면 자본주의 사회의 경쟁력을 충분히 갖췄다. 돈 많고, 얼굴 예쁘고, 세련됐다. 하지만 책 한 줄 읽지 않는다. 읽더라도 모바일을 통해 읽고싶은 것, 자기 편의 결속력은 강화하고, 다른 편은 배척하는 SNS 독서만을 취한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생길 리 없다. 연진의 해맑게 악랄한 성격은 이런 환경에서 배태된 것이지도 모른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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