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교육 외면에 코로나 겹쳐 수포자 급증하고 문해력 '뚝뚝'
자유학기제 섣부른 도입
줄세우기 논란에 평가도 소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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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학업성취도 평가는 물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에서도 지난 10년간 한국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학력 저하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자유학기제 등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정책이 시행되면서 학교 현장에서 지식을 이해하고 암기하는 기초적인 교육에 소홀했던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1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 고2 국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7.1%로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8년 3.4%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2012년(2.2%)과 비교하면 9년 사이 세 배 이상 늘었다. 고2 영어 기초학력 미달 비율은 2012년 2.7%에서 2021년 9.8%로, 수학은 4.7%에서 14.2%로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창의융합형 인재 육성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교육정책 방향을 급선회하고, 준비가 부족한 상태에서 설익은 정책들을 시행하면서 기초학력을 놓쳤던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2015년 이후 주입식 교육 탈피와 창의융합형 인재 양성에 초점을 맞춘 교육정책이 시행되면서 기초학력 저하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2016년에 한 학기 동안 중간·기말시험 등을 보지 않고 진로탐색 및 체험학습 위주의 자유학기를 운영하는 자유학기제를 전국 중학교에 도입한 바 있다. 이어 정부는 2017년 지역별·학교별 '줄 세우기'로 경쟁이 과열된다는 비판에 따라 전수평가 방식으로 진행되던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를 중3과 고2 학생 중 3%만 뽑아 실시하는 표집평가로 전환했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학 이론에 따르면 기존 지식에 대한 이해와 암기가 뒷받침돼야 이를 응용하고 분석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융합 과정으로 나아갈 수 있다"며 "자유학기제 도입과 성취평가 축소 등이 이뤄지면서 기초 암기 과정을 간과한 것이 기초학력 저하의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다양한 경험과 진로탐색 역시 중요하지만 그렇다고 기초 학습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특히 가정과 학교에서 학생의 학습 수준을 제대로 파악하고 뒤처지는 아이들이 있을 경우 빠르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전 학생을 대상으로 국가가 정한 기준에 맞는 성취평가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기초학력이 눈에 띄게 저하되자 교육부는 지난해 10월 원하는 학교나 학급은 모두 성취평가를 신청할 수 있도록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대상을 확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올해는 초6·중3·고2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2024년까지 초3부터 고2까지로 그 대상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
2025년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확대하는 고교학점제와 절대평가 방식의 성취평가제 전면 도입 등 새로운 교육개혁이 줄줄이 예고된 가운데, 기초학력 보장을 위한 보완책 마련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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