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 '3파전'… 윤심 업은 金, 수도권 파워 安, 여론조사 1위 羅

이지용 기자(sepiros@mk.co.kr), 우제윤 기자(jywoo@mk.co.kr), 추동훈 기자(chu.donghun@mk.co.kr) 2023. 1. 9. 17:48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자신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에서 큰 북을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대표가 되겠다"며 '수도권 대표론'과 '총선 압승'을 전면에 내걸었다. 강력한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의 캠프 개소식이 '윤심 주자' 붐을 타고 문전성시를 이룬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말이다.

지지층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 당원 100인에게서 출마 촉구를 받았다. 최근 정책 발표를 놓고 정부와 혼선을 빚어 "윤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 논란이 일면서 '출마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캠프 이름은 'V3캠프'로 명명했다. 2021년 4월 7일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대선 승리에 이어 내년 총선 승리까지 세 번 승리하자(Victory)는 뜻이다. 안 의원은 "총선 압승으로 정권교체를 완성해야 한다"며 "이번 총선은 수도권이 승부처다. 170석 압승을 위해선 수도권 121석 중 70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힘이 되는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의 '수도권 출마론'과 뜻을 같이하면서 울산 지역구인 김 의원과 차별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미 두 사람은 윤심 후보인 김 의원을 겨냥해 '수도권 당대표론'으로 공동 전선을 구축했기 때문에 향후 세를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윤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의 출마 선언장에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개최된 김 의원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은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 이철규·박수영·배현진·윤창현 등 다수의 친윤계 의원을 비롯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인제 전 경기지사 등 정치 원로들도 다수 참석했다. 지역구인 울산에서도 지지자 수백 명이 4~5대 버스를 타고 방문하며 행사 현장에선 의원들조차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최근 특별사면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지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당이 어려운 시기에 김 의원은 원내대표를 맡아 1년간 당을 이끌며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며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능력과 자질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평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과 윤 의원의 '수도권 출마론'을 대놓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21대 총선에 황교안 대표가 우리 당 대표로 수도권 출신이었지만 참패했고, 그 이전 박근혜 대표 시절엔 지방 지역구였지만 압승해 과반을 차지했다"며 "리더가 돼서 당을 추스르는 것은 출신 지역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맨 왼쪽)이 9일 경남 창원시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 논란이 커지면서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제주도당 방문 일정을 하루 전 취소했다.

제주도당은 이날 오후 지역 언론사에 배포한 일정 공지에서 나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2시 40분 제주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후 4시부터 제주시청 인근에서 당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두 일정 모두 취소된 것이다. 나 부위원장 측 관계자는 "제주도당에서 12월 중순 정도에 당원교육을 요청해 와서 예정된 교육이었다"며 "당원교육과 함께 기자간담회도 잡았는데 최근 논란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취소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우리 측에서 취소를 요청하자 제주도당에서 '당원교육도 함께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요청해와 일정이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최근 대통령실과의 불화 논란을 의식해 일정 연기를 타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논란 이후 대통령실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불화설이 나오고 있다.

나 부위원장 측 관계자는 대출 탕감 대책과 관련해 "위원회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언급한 적 없다"며 "위원회 실무자들과 각종 예산 추계, 여론조사, 헝가리의 사례를 검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출산 대책 논란과 이에 대한 일부 정치권의 비판적 반응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던 나 부위원장은 이날은 종일 외부 일정 없이 언론 접촉도 삼가며 논란 확대를 경계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추동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