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당권 '3파전'… 윤심 업은 金, 수도권 파워 安, 여론조사 1위 羅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당권 도전을 공식 선언했다. 안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대표가 되겠다"며 '수도권 대표론'과 '총선 압승'을 전면에 내걸었다. 강력한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의 캠프 개소식이 '윤심 주자' 붐을 타고 문전성시를 이룬 것을 정면으로 겨냥한 말이다.
지지층 지지율 1위를 달리는 나경원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청년 당원 100인에게서 출마 촉구를 받았다. 최근 정책 발표를 놓고 정부와 혼선을 빚어 "윤심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대통령실의 전대 개입 논란이 일면서 '출마 기폭제'가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안 의원은 9일 국회 소통관에서 당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캠프 이름은 'V3캠프'로 명명했다. 2021년 4월 7일 서울·부산 재보궐선거와 지난해 대선 승리에 이어 내년 총선 승리까지 세 번 승리하자(Victory)는 뜻이다. 안 의원은 "총선 압승으로 정권교체를 완성해야 한다"며 "이번 총선은 수도권이 승부처다. 170석 압승을 위해선 수도권 121석 중 70석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힘에 기대는 대표가 아니라 힘이 되는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다른 당권주자인 윤상현 의원의 '수도권 출마론'과 뜻을 같이하면서 울산 지역구인 김 의원과 차별화한 것으로 해석됐다. 이미 두 사람은 윤심 후보인 김 의원을 겨냥해 '수도권 당대표론'으로 공동 전선을 구축했기 때문에 향후 세를 확장할 가능성이 크다. 윤 의원은 이날 안 의원의 출마 선언장에 축전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서울 여의도 대산빌딩에서 개최된 김 의원의 '이기는 캠프' 개소식은 인파로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정우택 국회부의장, 이철규·박수영·배현진·윤창현 등 다수의 친윤계 의원을 비롯해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인제 전 경기지사 등 정치 원로들도 다수 참석했다. 지역구인 울산에서도 지지자 수백 명이 4~5대 버스를 타고 방문하며 행사 현장에선 의원들조차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는 상황이 연출됐다.
최근 특별사면된 이명박 전 대통령도 축전을 보내 지지했다. 이 전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당이 어려운 시기에 김 의원은 원내대표를 맡아 1년간 당을 이끌며 정권교체에 큰 역할을 했다"며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능력과 자질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평했다. 김 의원은 안 의원과 윤 의원의 '수도권 출마론'을 대놓고 반박했다. 그는 이날 "21대 총선에 황교안 대표가 우리 당 대표로 수도권 출신이었지만 참패했고, 그 이전 박근혜 대표 시절엔 지방 지역구였지만 압승해 과반을 차지했다"며 "리더가 돼서 당을 추스르는 것은 출신 지역과는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나 부위원장은 대통령실과의 불협화음 논란이 커지면서 출마 여부에 대한 관심이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나 부위원장은 이날 국민의힘 제주도당 방문 일정을 하루 전 취소했다.
제주도당은 이날 오후 지역 언론사에 배포한 일정 공지에서 나 부위원장이 10일 오후 2시 40분 제주공항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후 4시부터 제주시청 인근에서 당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한다고 밝힌 바 있으나 두 일정 모두 취소된 것이다. 나 부위원장 측 관계자는 "제주도당에서 12월 중순 정도에 당원교육을 요청해 와서 예정된 교육이었다"며 "당원교육과 함께 기자간담회도 잡았는데 최근 논란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취소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해 우리 측에서 취소를 요청하자 제주도당에서 '당원교육도 함께 연기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요청해와 일정이 취소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제주도당이 최근 대통령실과의 불화 논란을 의식해 일정 연기를 타진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나 부위원장은 최근 '대출 탕감' 저출산 대책 논란 이후 대통령실과 갈등이 커지고 있다는 불화설이 나오고 있다.
나 부위원장 측 관계자는 대출 탕감 대책과 관련해 "위원회 회의에서 논의했다고 언급한 적 없다"며 "위원회 실무자들과 각종 예산 추계, 여론조사, 헝가리의 사례를 검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출산 대책 논란과 이에 대한 일부 정치권의 비판적 반응을 반박하는 글을 올렸던 나 부위원장은 이날은 종일 외부 일정 없이 언론 접촉도 삼가며 논란 확대를 경계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지용 기자 / 우제윤 기자 / 추동훈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39살된 김정은, 술 마시고 운다…중년의 위기 가능성” - 매일경제
- 서울 아파트도 ‘줍줍’ 시작 … 장위자이 무순위 청약간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그 많은 치킨집 제쳤다...4년 새 점포수 2배 많아진 업종은 - 매일경제
- 서민 라면에도 손 뻗은 백종원…빽햄 이어 빽라면 내놨다 - 매일경제
- 김부영 창녕군수 야산서 숨진 채 발견 - 매일경제
- 尹부부 나체 그림 등장하자…국회, 정치 풍자 전시회 기습 철거 - 매일경제
- 툭하면 “물러가라” 외치더니...北지령 받고 반정부 투쟁 - 매일경제
- 나도 가입대상?…이달 대출조건 ‘확’ 풀린 4% 고정금리 나온다 - 매일경제
- 주식 초고수들, 경영권 분쟁 기업부터 사들였다 - 매일경제
- 리그 최강 안우진 없는 WBC 마운드 운영 전략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