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출석 D-1 “야당 탄압” 비판···설 민심 촉각

김윤나영 기자 2023. 1. 9.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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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권력으로 무능 가려지지 않아”
윤 정부 비판하며 지지층 결집 도모
민주당 ‘단일대오’ 속 설 민심 촉각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9일 검찰의 성남FC 의혹 사건 수사를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윤석열 정부를 맹비판했다. 검찰 출석을 하루 앞두고 당 지지층 결집을 도모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당은 이 대표를 엄호하면서 이 대표 검찰 출석이 설 민심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거짓말로 국민을 속이고 권력으로 야당을 탄압한다고 해서 무능과 무책임이 가려지지 않는다”고 정부를 비판했다. 검찰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가리려는 목적으로 자신을 수사한다고 암시한 것이다.

이 대표는 정부를 향해선 “국가의 양대 축인 민생과 안보가 뿌리째 흔들리는 가히 ‘참사 정권’이라 할 만하다”며 “국정기조를 전면적으로 쇄신하고 대통령실과 내각을 개편해서 변화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이 정권이 ‘뻔대기’ 정권 같다. 뻔뻔하고 대책 없고 기가 막힌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국회에서 당 한반도평화경제특별위원회 출범식에도 참석해 “평화가 곧 안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오는 10일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하면서 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도 대동할 예정이다. 최고위원 상당수가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와 동행 의사를 밝혔다.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최고위 후 브리핑에서 “최고위원들, 당 의원들이 전체적으로 많이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민주당이 이 대표 수사에 맞서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내려는 조치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공식 유튜브 계정을 통해 지지자 결집을 호소하는 글도 남겼다. 한 유튜브 사회자가 “이 대표를 공격하는 분들에게 그러지 말라고 얘기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하자, 이 대표는 “모두 한번 같이 해주세요. 총구는 밖으로”라고 적었다. 이 방송 이후 이 대표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에는 ‘총구는 밖으로 해야 한다’ ‘하나로 뭉쳐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당 지도부도 이 대표를 엄호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정적 제거·정적 숙청을 하려는 정권은 오래가지 못한다”며 “이재명은 죽지 않는다. 국민은 다시 촛불을 들 것이다. 정권은 짧고 국민은 영원하다”고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새로운 정권이 윤석열 세력을 단죄할 것”이라며 “누가 후임이 되어도 윤 대통령 자신도 공정한 수사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사골국도 적당히 우려야 한다”고 검찰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 검찰 출석 후 설 민심이 어느 편으로 돌아설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 관계자는 “설 밥상에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가 올라 중도층이 등을 돌릴 수도 있지만, 반대로 제1야당 대표를 무리하게 소환한 정부·여당에 중도층 민심이 나빠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이틀 뒤인 오는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연다. 이 자리에서 정부의 민생·외교·안보 참사에 대해 비판하고, 검찰 출석에 대한 소회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설 연휴를 앞두고 검찰 수사의 문제를 지적하며 국면 전환을 시도하려는 조치로 해석된다.

검찰이 설 연휴 이후에도 이 대표 2차 소환이나 당대표실 압수수색, 구속영장 청구 및 체포동의안 발송을 시도할 수 있다는 점은 민주당에 악재다. 검찰은 성남FC 의혹 사건뿐 아니라, 백현동·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 사건,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 등도 수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당의 대응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지현 전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당 지도부가 동행하고 지지자들이 연호를 하면, 국민들이 민주당을 민생보다는 이 대표의 방탄에 전념하는 정당으로 규정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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