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부진한 4분기에도 상승한 LG전자 주가…기대감 근거는

홍재영 기자 2023. 1. 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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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지난 4분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전방 수요가 부진한 데다 연결 회사인 LG이노텍 실적이 예상을 크게 벗어나서다. 하지만 주가는 오히려 올해 실적 기대감에 상승세를 타고 있다. 올해 수요 부진이 전망되지만 비용 부담 완화는 긍정적 요소다.

9일 코스피 시장에서 LG전자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400원(4.85%) 오른 9만5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LG전자는 지난 4일부터 4거래일 연속 올라 9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LG전자는 지난 6일 공시를 통해 "작년 4분기에 매출 21조8597억원, 영업이익 65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대비 5.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91.2% 급감했다. LG전자가 부진한 성적표를 받은 배경으로는 'LG이노텍의 실적 부진'이 꼽힌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별도기준(LG전자)은 종전 추정치에 부합했으나 연결 대상인 LG이노텍이 종전 추정을 하회해 연결 실적이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를 밑돈 것"이라고 판단했다.

LG이노텍의 4분기 실적에는 2022년 정저우 폭스콘 공장 봉쇄 사태로 인한 애플의 생산 차질 영향이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서는 LG전자의 실적을 통해 연말 성과급 등의 대규모 일회성 비용 발생도 추정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9일 LG이노텍 4분기 영업이익을 당초 추정치 4426억원을 하회한 1841억원(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로 전망했다.

LG전자 별도 기준으로도 예상됐던 전반적인 부진이 이어졌다. 전방 시장 수요 둔화와 재고 소진을 위한 마케팅, 판매 촉진 비용의 추가 집행이 수익성을 끌어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TV(HE)와 비즈니스솔루션(BS)에서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TV는 유럽 수요 약세가 OLED TV 판매에 더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연말 쇼핑 시즌에 유통 재고 건전화를 위해 판매 촉진 비용이 증가했다"며 "비즈니스솔루션은 PC, 모니터 등 IT 제품의 수요 부진이 이어져 예상보다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김지산 센터장은 가전은 인플레이션발 구매력 약화와 선진시장 주택 경기 둔화로 인해 수요가 부진하고, 업계 전반적으로 재고가 늘어났다며 "흑자 기조를 유지했지만, 경쟁비용이 증가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고 덧붙였다.
2023년도 수요는 부진…자동차 전장 수익성·비용 부담 완화 눈여겨 봐야
9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전자는 2022년 2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해 왔다. 2022년 2분기는 5.59%, 3분기는 14.05% 밑돌았으며 4분기 잠정실적은 84.43%로 큰 폭 하회했다.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익성을 반영하듯 주가는 지난 한 해 하락을 지속했다. 지난 2021년 1월14일 장 중 고점(15만500원)을 찍은 LG전자 주가는 거듭 내려 지난 9월30일 장 중 저점(7만7200원)을 기록했다. 이날 종가 9만5100원은 고점 대비 36.8% 가량 빠진 상태다. 이 날 2023년 실적 회복 기대감에 주가가 4.85% 상승하면서 앞으로도 상승세를 이어 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몰린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수요는 부진하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지난 4분기 수익성은 낮았어도 큰 폭의 매출 증가를 보인 자동차전장(VS) 부문의 실적 기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 TV, PC 등도 하반기부터 출하 증가와 비용 부담 완화로 점진적 실적 개선세를 보일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물류비 등 비용 부담 완화는 주요한 실적 개선 요소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가전과 TV는 중량 및 부피로 인해 해운 의존도가 절대적이어서 운반비가 2022년 3분기 누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8296억원이 증가했다"며 "매출액 대비 비중은 2022년 3분기 누적 기준으로 5.0%인데, 2019~2021년은 각각 3.1%, 3.4%, 4.3%였다"고 분석했다.

이어 "코로나 이후에 운임지수가 상승하며 2021년과 2022년에 운반비 부담이 확대됐고, 2023년에는 그에 대한 부담이 재차 축소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홍재영 기자 hjae0@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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