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 노리는 박성현 "올해 메이저 포함 3승 도전"
하루 3~4시간 체력훈련하고
프로골퍼 출신 캐디 영입
"시즌 초부터 밀어붙이겠다"
어메이징크리 의류후원 계약
"부상당했던 어깨는 이제 전혀 문제없어요. 지난 3년 동안 힘든 시간을 거치며 마음도 단단해졌어요. 올해는 캐디와 함께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3승을 하자고 다짐했죠."
부활을 위해 매일매일 지옥훈련과 맞먹는 체력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남달라' 박성현(30)이 오랜만에 밝고 화사한 골프 의류를 입고 2023년을 맞이하는 소감을 밝혔다.
9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있는 어메이징크리 강남 도산점에서 의류 후원 조인식을 한 박성현은 "올해 시작을 어메이징크리와 함께해 기쁜 마음이다. 더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박성현의 말투와 표정엔 긴장감이 없었다. 마치 새로운 도전을 앞둔 신인처럼 설렘과 기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제는 기나긴 부진 터널에서 빠져나왔다는 자신감도 보였다.
박성현은 "지난해 시즌을 일찍 끝내고 체력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두 곳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매일 3~4시간씩 체력훈련을 하며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고 설명한 뒤 "작년보다 훈련 강도를 높게 하고 있다. 올해 하반기까지 지치지 않는 체력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스스로 선택한 지옥훈련. 지난해 말 느꼈던 아쉬움 때문이다. "지난해 막판 한국에서 열린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3위에 올랐다. 가장 좋은 성적이었고 너무나 감이 좋았다"고 돌아본 박성현은 "하지만 이후에 남은 대회가 몇 개 없었기에 아쉬움 속에서 시즌을 마무리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어 박성현은 "체력이 더 좋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스윙이나 기술적인 연습은 미국으로 가서 본격적으로 할 예정이다. 1월 20일에 출국해서 3월까지 강도 높게 훈련할 계획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이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7년 차. 지나간 6년은 한마디로 '천당과 지옥'이었다. 2017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그해 메이저 US여자오픈 우승을 포함해 2승을 거뒀고 신인상·상금왕·올해의 선수상을 쓸어 담았다. 여기에 LPGA 투어 신인 최초 세계랭킹 1위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이후 2018년에는 3승, 2019년에는 2승을 거두며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거기서 멈췄다. 박성현의 우승 기록은 2019년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멈췄다. 이후 어깨 부상으로 슬럼프에 빠진 뒤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스윙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치료와 재활을 거듭하며 마음은 조급해졌다. 스윙이 전혀 안 되는 상태에서 연습을 쉬었기 때문에 감각은 사라졌고 스윙도 망가졌다. 마음이 급할수록 필드에서는 미스샷이 더 많이 나왔다.
"작년까지 마음 아픈 날을 보낸 것 같다"고 돌아본 박성현은 "이 또한 내 인생에 큰 도움이 됐다. '극복한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지나간 날의 하루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매일 좋은 일만 있을 수는 없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음이 단단해졌다"고 털어놨다.
이제 서른 살. 박성현은 본격적으로 새로운 도약을 꿈꾼다. "이제는 진정한 30대"라며 특유의 반달 눈웃음을 지어 보인 박성현은 "이젠 어린아이 같은 마음은 버리고 성숙한 어른으로 골프와 외적인 것을 대하면서 살아가고 싶다. 그래야 내 인생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이어 "지난해 홀로 미국에서 생활하며 홀로서기 하는 법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캐나다 투어에서 뛰던 프로골퍼 출신 캐디다. 지난해 LPGA 투어 대회와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상균 씨를 전문 캐디이자 숏게임 코치로 영입하기로 했다. 박성현은 "이미 캐디와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훈련 방법 등을 상의하고 있고 올 시즌 집중적으로 숏게임 레슨을 받으며 투어를 뛰기로 했다"며 "올해는 메이저대회를 포함해 3승을 꼭 할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제 몸도 마음도 골프도 준비는 끝났다. 박성현은 "2023년에는 우승을 꼭 해야 정말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강하게 준비할 생각"이라며 굳은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조효성 기자]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39살된 김정은, 술 마시고 운다…중년의 위기 가능성” - 매일경제
- 서울 아파트도 ‘줍줍’ 시작 … 장위자이 무순위 청약간다 [매부리레터] - 매일경제
- 그 많은 치킨집 제쳤다...4년 새 점포수 2배 많아진 업종은 - 매일경제
- 서민 라면에도 손 뻗은 백종원…빽햄 이어 빽라면 내놨다 - 매일경제
- 김부영 창녕군수 야산서 숨진 채 발견 - 매일경제
- 尹부부 나체 그림 등장하자…국회, 정치 풍자 전시회 기습 철거 - 매일경제
- 툭하면 “물러가라” 외치더니...北지령 받고 반정부 투쟁 - 매일경제
- 나도 가입대상?…이달 대출조건 ‘확’ 풀린 4% 고정금리 나온다 - 매일경제
- “궁예도 아니고 이걸 예상?” 고속도로 갓길서 ‘훅’ 억울해…영상보니 - 매일경제
- 리그 최강 안우진 없는 WBC 마운드 운영 전략은?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