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화업계, 갈길 먼 ‘ESG’…환경법 위반 1년간 269건

김대영(kdy7118@mk.co.kr) 2023. 1. 9.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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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전남·충남, 행정처분 잇따라
“한국형 ESG 기준 불명확” 지적도
여수국가산업단지 야경. [사진 출처 = 연합뉴스]
현대오일뱅크가 폐수 배출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주요 석유화학단지가 있는 곳에서 1년간 총 269건의 환경법 위반 사례가 나왔다.

오염물질 배출량이 기준치를 넘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배출 방지시설을 방치하는 경우가 잇따랐다.

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사뿐 아니라 LG화학·한화솔루션·금호피앤비화학과 같은 주요 석유화학사들도 환경법 위반 업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환경법 위반 행정처분, 1년간 269건
9일 매경닷컴 취재에 따르면 주요 석화단지가 있는 울산·전남·충남 지역에서 지난 한 해에만 환경법 위반으로 총 269건의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충남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행정처분 건수를 집계한 결과다. 1~4월에 이뤄진 행정처분을 종합하면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울산에서는 총 116건이 행정처분됐다. 효성화학·한국석유공업은 각각 3건의 위반 사항에 대한 처분을 받았다.

효성화학은 물환경보전법·대기환경보전법상 폐수·오염물질 배출시설 변경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 행정당국은 효성화학에 대해 경고와 개선명령 처분을 했다.

한국석유공업은 폐수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수질 오염물질이 허용 기준을 넘어 개선명령을 받았다. 그러나 개선명령을 이행했다고 보고한 이후 이뤄진 검사에서도 허용 기준을 초과하면서 추가 개선명령이 이뤄졌다.

SK케미칼과 태광산업이 각각 2건을 위반해 뒤를 이었다. LG화학·한화솔루션·한국바스프·에쓰오일·현대케미칼·이수화학도 1건씩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SK케미칼과 LG화학도 폐수 배출시설에서 나오는 수질 오염물질이 허용 기준을 넘어선 점이 지적됐다. 한화솔루션·에쓰오일은 허용 기준을 넘는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하다 개선명령을 받았다.

전남에서는 94건의 위반 사항에 대해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LG화학은 이 지역에서 7건을 위반했다. 대기 오염물질이 새나가는 방지시설과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오염물질 측정기기를 방치했던 점 등이 적발됐다.

금호피앤비화학은 에틸벤젠과 먼지(TSP)를 대기환경보전법상 허용 기준을 초과해 배출하다 개선명령을 받았다. 위반 건수는 총 6건이다.

한화솔루션에 대해서는 총 5건의 경고 처분이 내려졌다. 대기 오염물질 방지시설의 부식·마모를 방치한 것이다.

ESG 경영 강조하면서도 법 위반, 왜?
GS칼텍스는 새로운 오염물질을 배출하면서도 이 같은 사실을 제때 신고하지 않아 경고 처분을 받았다.

충남에서는 59건의 행정처분이 이뤄졌다. 한화토탈에너지스는 대기환경보전법 16조 위반으로 2건의 개선명령을 받게 됐다. 대기환경보전법 16조는 오염물질 배출 기준을 규정한 조항이다.

롯데케미칼도 같은 조항 위반으로 개선명령을 받았다.

유화업계가 아닌 업종 중에서는 현대차와 현대삼호중공업 등이 이름을 올렸다.

유화업계는 최근 수년간 ESG 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과 감축량을 동일하게 맞춰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넷제로를 선언하는 기업도 적지 않다.

고윤기 로펌 고우 대표변호사는 “기업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 ESG 경영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필요한 최소한의 조치만 취하거나 최대한 회피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배경에는 한국형 ESG의 구체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과 ESG를 미래 기업 경영의 필수요소가 아닌 단순한 이상론에 불과하다고 보는 의식도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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