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그널] '제과' 회사채에 1.6조···롯데, 자금경색 풀렸다

김민경 기자 2023. 1. 9.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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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발 유동성 부족 우려에 휩싸였던 롯데그룹이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자금 경색을 해소하게 됐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제과(280360)가 15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조 6000억 원이 넘는 인수 주문을 받아 향후 다른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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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00억 수요예측 흥행
발행규모 두배 증액 가능성 커져
호텔롯데 등 자금조달도 청신호
[서울경제]

건설발 유동성 부족 우려에 휩싸였던 롯데그룹이 올해 첫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성공하며 자금 경색을 해소하게 됐다. 주력 계열사 중 하나인 롯데제과(280360)가 1500억 원의 회사채 발행을 위해 실시한 수요예측에서 1조 6000억 원이 넘는 인수 주문을 받아 향후 다른 계열사들의 회사채 발행 등 자금 조달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는 15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이날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총 1조 6550억 원의 인수 주문을 받는 등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롯데제과의 이번 회사채 발행은 신한투자증권과 KB증권·삼성증권·키움증권·한국투자증권이 주관을 맡았다.

300억 원어치를 모집한 2년물에 4350억 원, 1000억 원을 발행하는 3년물에 1조 800억 원, 200억 원 규모 5년물에 1400억 원의 인수 주문이 각각 들어왔다. 회사채에 충분한 투자 수요가 확인되면서 롯데제과가 발행 규모를 1500억 원에서 3000억 원으로 확대할 가능성도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사채 발행금리 역시 투자 수요가 큰 덕분에 ‘민평금리(민간 채권 평가사가 평가한 기업의 고유 금리)’ 대비 △2년물 -39bp(1bp=0.01%포인트) △3년물 -33bp △5년물 -50bp 수준으로 발행할 수 있게 됐다. 이를 반영한 금리는 △2년물 4.437% △3년물 4.660% △5년물 4.684% 안팎이다.

롯데그룹의 주력 계열사가 시장에 적잖이 팽배했던 불신감을 불식시키며 연초 처음으로 직접 금융을 통한 자금 확보에 성공하면서 향후 계열사들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발행도 순항하게 됐다는 분석이다. 자금 부담을 던 지주사를 비롯해 롯데케미칼(011170)·롯데제과 등의 주가도 일제히 상승했다. 롯데지주(004990)는 이날 4.25% 오른 3만 1900원에 장을 마쳤고 롯데케미칼 역시 3.92% 상승한 18만 5500원을 기록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롯데건설발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전방위로 현금 확보에 나선 바 있다. 올해 1분기에 롯데건설이 연대보증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3조 5000억 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하기 때문이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롯데케미칼과 롯데정밀화학·롯데홈쇼핑 등 그룹 계열사가 1조 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와 자금 대여를 단행하면서 그룹 전반의 신용등급 전망이 ‘부정적’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롯데는 올 1분기에 계열사 전체적으로 약 1조 2200억 원의 회사채 만기도 예정돼 있어 이날 롯데제과 회사채 발행의 흥행이 어느 때보다 중요했다. 호텔롯데(3600억 원)를 비롯해 롯데제과(1100억 원)와 롯데렌탈(1000억 원) 등의 회사채 만기가 3월까지 예정돼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유통시장에서 만기가 6개월 남은 롯데케미칼 회사채금리가 장중 7%까지 치솟아 채권값이 폭락하는 등 투자자 기피가 심했는데 그룹 차원의 유동성 확보 노력과 정부 지원 등에 힘입어 분위기가 개선됐다”며 “롯데그룹 회사채는 가격 메리트가 있는 만큼 ‘캐리트레이드(금리 차에 따른 시세 차익 실현)’를 노리는 투자자 수요도 늘었다”고 분석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채무 상환과 운영자금 소요가 많아 당분간 현금 확보에 총력전을 펼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지주는 이날 메리츠금융그룹과 각각 6000억 원, 9000억 원을 출자해 총 1조 5000억 원의 자금을 조성한 뒤 롯데건설의 보증부 ABCP를 매입하는 투자 협약을 체결하고 건설에 빌려준 계열사 자금을 조기 상환하게 했다.

롯데제과에 이어 호텔롯데(1500억 원)는 16일, 롯데렌탈(1500억 원)은 19일 각각 회사채 발행에 나선다. 앞서 호텔롯데는 5일과 6일 각각 500억 원, 300억 원의 장기 CP를 발행하기도 했다.

김민경 기자 mk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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