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 편히 일하고 오세요"···학교서 밤 8시까지 돌봐준다

아침 7시~밤 8시까지 '늘봄학교' 2025년 전국 확대
아침·저녁·틈새돌봄···하루 단위 일시돌봄도 제공
초등 고학년까지 확대···AI·코딩 방과후 교육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교육·돌봄 국가책임 강화를 위한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경제]

교육부가 돌봄 기능을 초등학교 고학년으로 확대하고 운영 시간도 오후 8시까지로 늘리는 ‘늘봄학교’를 올해 시범 도입한다. 아침·틈새·일시돌봄 등 학부모의 선택지를 넓히고 인공지능(AI )·코딩, 예체능 등 다양한 방과후 프로그램을 함께 제공해 맞춤형 교육까지 이뤄질 수 있게끔 한다는 목표다.

교육부는 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늘봄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교육 분야 핵심 국정과제인 늘봄학교는 현재 초등학교에서 각각 운영하고 있는 ‘돌봄교실’과 보충수업 형태의 ‘방과후 학교’의 기능을 합치고 내실화한 초등 전일제 학교다.

늘봄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돌봄의 유형과 시간을 늘리고 AI·코딩부터 기초학력, 예체능까지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오후돌봄 위주로 운영된 기존 돌봄과 달리 지역·학교별 여건에 따라 아침·저녁돌봄 등 다양한 유형의 돌봄이 마련된다. 정규 수업과 방과후 프로그램 사이에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틈새돌봄’, 특별한 사정으로 긴급하게 저녁돌봄이 필요한 경우 제공하는 ‘일시돌봄’도 시범 운영된다. 특히 저녁돌봄은 오후 8시까지 단계적으로 확대되는데 아침돌봄(오전 7~9시)을 포함하면 학부모들은 최장 13시간 동안 아이를 학교에 맡길 수 있다. 저녁 돌봄 이용 학생들에게는 석식이 제공된다.

초등학교 신입생 학부모를 위한 ‘초1 에듀케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입학 초 하교를 빨리 하면서 맞벌이 학부모의 부담이 컸다. 이러한 부담들을 덜기 위해 3월 초부터 최대 1학기 동안 희망 학생을 대상으로 놀이·체험 중심의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등 집중 지원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돌봄과 함께 제공되는 방과후 프로그램도 강화된다. 대학과 기업·단체·개인 등 민간 참여를 활성화해 AI·코딩·빅데이터, 소규모·수준별 강좌 등 양질의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정규 수업에서 시도하기 어려운 첨단 기술을 활용한 에듀테크 기반의 교수 방법도 적용될 예정이다. 스포츠·예술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한 프로그램도 발굴한다.

과밀·도시지역에서 1만 명 이상의 대기수요가 발생하고 있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시설 확충도 지속 추진된다. 특히 시도교육청 주관으로 인근 학교의 돌봄 수요에 공동 대응하는 ‘거점형 돌봄모델’을 도입해 올해부터 2027년까지 매년 5개소, 총 25개소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학교 현장의 업무 경감을 위해 그간 단위학교 중심으로 운영되던 방과후 업무를 시도교육청 중심의 지역단위 운영체제로 개편한다. 기존의 시도교육청 방과후학교지원센터를 방과후·늘봄지원센터로 개편하고 시도교육청 공무원 120명을 전담 인력으로 재배치했다. 이들은 단위학교에서 처리하던 강사·업체 선정과 계약 체결, 수강 신청, 회계 처리 등을 담당한다.

교육부는 4개 내외 시도교육청을 시범교육청으로 선정해 지역별 여건에 따른 우수모델을 발굴할 예정이다. 시범교육청에서는 약 200개 학교를 대상으로 지역별 여건에 맞는 과제를 집중 운영하게 된다. 2024년에는 시범교육청을 7~8곳으로 늘리고 2025년에는 전국으로 확산해 희망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늘봄학교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신중섭 기자 jseop@sedaily.com